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 논란에 휘말렸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비회원 등이 둘러본 인터넷 홈페이지 정보까지 동의 없이 추적해온 걸로 드러났다. 페이스북에 로그인하지 않았거나 계정이 없는 비회원은 물론 웹 경로추적을 거부한 방문자들의 정보까지 마구잡이로 수집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어긴 것이어서 벌써부터 파장이 만만치 않다. 하긴 페이스북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감정조작 실험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사기도 했다.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논란이 된 사례는 많다.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빅데이터 산업을 두고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정도가 심해지는 추세다. 페이스북과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부분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합법·불법을 넘나들며 취득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돈을 벌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안전지대가 아니다. 2011년 구글코리아가 차량을 이용한 불법 개인정보 수집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이용자 정보 수집에 집착하는 것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모은 정보를 맞춤형 광고·콘텐츠를 보여주는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4분기 매출의 93%를 광고에서 벌어들였을 정도다. 빅데이터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불법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기업들의 유혹 또한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도 관련법규 정비가 시급하다. 구글의 개인정보 무단수집에 대해 마땅한 제재 방법이 없어 지난해에야 과징금 2억여원의 행정처분만 내린 게 우리의 현주소다. 빅데이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보보안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