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1,700P 돌파 "오름세 지속"… 상승폭엔 의견 엇갈려

"1,900 간다" 전망에 "1,800은 힘들어" 신중론 맞서
"IT·자동차 비중 줄이고 환율하락 수혜·내수주에 관심을"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6월말 이후 15개월 여 만에 1,700포인트 고지를 등정하자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로 증시의 상승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승 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비중은 서서히 줄이면서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 업종이나 내수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승 폭에 대한 의견은 엇갈려= 17일 코스피지수는 12.15포인트(0.72%) 오른 1,695.48포인트로 끝마쳤다. 개장과 함께 1,700포인트를 뛰어넘기도 했지만 장 막판 개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상승 폭이 축소됐다. 증시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자 증권사들도 서둘러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발 빠르게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날 적정 코스피지수를 1,700포인트에서 1,800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ㆍ단기적 관점에서 미국 경기의 반등 강도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며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동양종합금융증권도 16일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고, 메리츠증권은 연중 최고치로 1,900포인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더라도 1,800포인트 수준까지 오르는 것은 힘들 것이란 신중론도 제시된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그 동안 급하게 올랐고 단기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1,7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FTSE 편입을 앞둔 점, 달러 유동성이 좋은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상승 추세를) 좀 더 즐길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에서 10월 말에 단기채권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할 수도 있어 유동성 관련 변수를 눈 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격 매수를 자제하며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대다수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현 시점에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다소 부적절 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올 연말까지 최대 1,900포인트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해도 현재 코스피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상승률은 1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환율 하락에 따라 IT나 자동차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조금 줄이는 대신 저환율 수혜 종목이나 내수 관련 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입장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IT나 자동차 등 주도주들도 시장이 상승하면 따라 올라가기는 하겠지만 이미 급등했기 때문에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감에 따라 은행, 철강, 에너지 등의 업종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민상일 연구원도 "환율 하락과 금리 상승의 수혜가 가능한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며 음식료 등 내수 관련 주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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