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업 사업목적 추가 바람

바이오·신재생에너지 등 주총서 신사업 결정 잇달아
매출 연결까진 몇년 걸려 실제 투자 여부 지켜봐야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주총 시즌을 맞아 기존 사업 외에 바이오나 신재생에너지 등 시장의 기대가 높은 사업영역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있다. 실적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지만 신규 사업이 잘못될 경우 극단적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는 만큼 실제 투자로 이어져 실적을 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키스앤컴퍼니는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바이오 관련 사업목적을 새롭게 추가한다.

추가되는 사업목적은 생명과학제품업과 고분자물 전달기술을 이용한 의약품 및 치료제의 개발, 화장품 개발 판매, 화제제품의 제조 판매 등이다.

키스앤컴퍼니 측은 국내외 유명 인사들을 영입해 미국 업체에서 개발한 약품물질전달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 및 화장품의 공동 연구 및 판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키스앤컴퍼니 주가는 지난달 초만 해도 700원대에 머물렀지만 공시를 전후로 급등해 1,300원대까지 올랐다. 키스앤컴퍼니는 4년 연속 20~3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씨그널정보통신은 11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창업투자ㆍ벤처투자ㆍ사모투자전문회사 설립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씨그널정보통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8% 급감한 8억원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전자장비업체인 글로스텍은 최근 재생의학부 사업을 신설해 줄기세포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 사업부에서 연간 매출 100억에서 15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중이다.

이밖에 4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폴리비젼이 4월 4일 주주총회를 열어 석유판매ㆍ바이오디젤ㆍ신재생에너지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인터넷 서비스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아로마소프트는 전기자동차 사업을, 전지콘덴서 업체인 쓰리원은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을 새로 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새롭게 추가되는 사업목적을 보면 바이오나 신재생에너지 등 대부분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적어도 몇 년 이상씩 걸리는 사업들”이라며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지부터 확인을 해봐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적이 악화돼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신규 진출한 사업이 잘 못될 경우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전자제품업체인 동양텔레콤은 줄기세포와 동물복제 기업인 미래생명공학연구소를 인수하면서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당시 동양텔레콤의 주가는 300원대에서 불과 몇 개월만에 2,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1년도 못 돼서 자본잠식으로 인해 상장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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