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정치권이 고유가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석유회사들에게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방법 등으로 이익환수에 나설 예정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상원의원들은 석유업체에 초과이득세를 부과해 저소득 가구의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저소득 가구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에 필요한 51억달러의 자금 중 30억달러를 석유업체에서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상원 재무위원회의 찰스 그래즐리 의장(공화당)은 최근 “석유업체들은 저소득층이 난방비 상승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책임이 있다”는 서한을 석유업체 경영진에게 보냈다. 민주당의 바이런 도건 상원의원도 “석유업체들은 추가적인 노력이나 비용 없이 이익 급증이라는 뜻밖의 횡재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원은 또 다음주 엑손모빌ㆍ코노코필립스ㆍ로얄더치쉘 등 3대 석유 메이저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상원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석유업체들이 막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이유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에는 석유업체를 상대로 가격조작에 대한 소송을 준비중인 일부 주정부 검사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석유업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초과이득세 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뮤엘 보드먼 미 에너지부 장관도 석유업체에 대한 초과이득세 부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올 가을 내로 석유업체들에 초과이득세를 부과할 것이 확실시된다. 공공재정 확대가 절실한 영국 정부에게 이익이 크게 늘어난 석유업체들은 세금 인상의 확실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영국 정부가 지난 2002년 세금을 10% 올리면서 석유업체에 더 이상의 세금인상을 없을 것이라고 한 약속은 빈말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영국 석유업계는 초과이득세가 부과될 경우 북해 유전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의 29개 메이저 석유업체들의 올해 순이익은 96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의 3ㆍ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5% 급증한 99억달러로 미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