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12월 1일] 철도파업과 무궁화호 감편운행

철도파업이 5일째로 들어서면서 "왜 서민들이 많이 타는 무궁화호가 더 많이 줄어들었는가" 라는 항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철도는 '국민철도'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들이 주로 애용하는 대표적 교통수단임에도 이번 파업으로 서민들이 타는 무궁화호를 더 줄여 운행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철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프다. 우선 필수유지업무지정 이후 처음 겪게 되는 이번 파업으로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화물열차는 필수유지업무에 지정되지 않아 파업을 하게 되면 1편의 열차도 운행할 수 없는 상황이며 열차를 운행하려면 기관사와 차장(승무원)이 필수인데 차장은 필수유지업무에 포함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본사나 지역본부의 행정요원들이 그 자리를 메울 수밖에 없고 전원 차장임무를 부여 받아 열차를 타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전동차뿐만 아니라 일반열차 모두 동일하다. 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열차를 운행하려면 객차와 기관차를 붙이는 작업이 필수인데 그런 인력(역무원)도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되지 않아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열차를 운행하려면 일반열차에 투입된 지원(대체)인력 기관사를 빼내야 한다. 그러면 줄어든 일반열차 중 어떤 열차를 운행하면 더 많은 열차를 운행할 수 있는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는 5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나 KTX의 경우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40분이 소요된다. 또 무궁화호는 1명의 기관사와 또 다른 1명의 부기관사가 합승해 운전하지만 KTX는 1명이 운전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무궁화호를 왕복운행하면 4명의 기관사가 필요하고 700여명(350명씩 2회)을 실어 나를 수 있다. KTX의 경우 1명의 기관사가 1,800명(900명씩 2회)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것이다. 즉 KTX가 무궁화호보다 기관사는 4분의1이 소요되지만 수송인원은 2.5배가 많다. 운행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KTX 위주로 운행하고 있음을 국민 여러분이 널리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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