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를 짓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너무나 답답합니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 C공인의 한 관계자) 고양시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명품신도시’의 앞날이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국토해양부가 고양시 장항ㆍ대화ㆍ송포동(가칭 JDS지구) 일대 시가화 예정용지에 대해 택지지구 지정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2년 전 해당 지역에 돈을 묻어둔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부터 개발계획이 흘러나오며 땅값은 급등했지만 매수세는 실종돼 투자금을 빼도 박도 못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신도시개발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비관 섞인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6일 고양시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고양시의 신도시 계획이 다른 기관의 반대에 부딪힌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고양시는 지난해 명품신도시 개발을 위해 오는 2020년 기준 도시기본계획상 인구를 106만명에서 135만명으로 늘려달라는 내용의 변경안을 경기도에 제출했으나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를 부결시켰다. 구체적인 개발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인구 계획부터 늘려줄 수는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양시가 지난 3일 개발 용역안을 발주해 내년 4월께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경기도가 이를 반영한 도시계획변경안과 사업계획을 승인해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토부의 부정적인 입장도 부담이다. 국토부는 5일 JDS지구에 대해 택지지구 지정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고양시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3일 발표한 내용은 시가화 예정용지에 대해 기본구상 용역을 발주했다는 게 전부”라며 “이곳에 신도시가 지어질지, 또 그게 언제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도시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JDS지구의 3.3㎡당 땅값은 ▦농지가 80만~150만원선이며 ▦창고 등이 지어져 있는 관리지역은 350만~400만원선이다. 지난해 개발 소식이 흘러 나온 직후 각각 50만~100만원씩 뛰어올랐다. 하지만 신도시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거래는 뚝 끊겼다. 대화동 S공인의 한 관계자는 “개발이 자꾸 늦춰지면서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며 “이번에 나온 용역 발주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송산동 J공인의 한 관계자 역시 “신도시 개발이 빨리 이뤄져야 보상을 받고 손을 털 수 있지 않겠느냐”며 “개발이 되더라도 보상금이 더 낮아질 거라는 소문마저 있어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개발 자체가 미지수인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공석 투모컨설팅 대표는 “현재 이 일대는 개발행위제한에도 묶여 있어 자칫하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명품신도시는 일산서구 장항ㆍ송산동 일대 2,816만6,000㎡의 대지에 조성될 계획이며 보전지역(농림ㆍ녹지 등)이었던 이곳은 지난해 시가화 예정용지로 변경됐다. 이는 이 땅이 앞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당 지역은 동탄ㆍ오산 등의 뒤를 잇는 신도시로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