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불식 주차시스템 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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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5년 창업하면서 3년간 미국 F사의 주차관제시스템을 수입해 썼는데 이제 그들도 개발하지 못한 주차관제시스템을 역수출하게 돼 감회가 깊습니다.”
국내 주차관제시스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미래산전의 최천우(43ㆍ사진) 사장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지난 4~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세계최대 도로ㆍ교통ㆍ주차시스템 국제박람회(2006 Intertraffic) 기간 중 F사에 선불식 주차관리시스템에 대한 미주지역 독점대리점 자격을 주는 대신 내년 말까지 3,000만 달러 이상의 시스템 구매를 보장받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 F사는 미국 주차관제시스템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해외에 40여개 대리점망을 갖고 있다.
최 사장은 “중동지역의 한 바이어가 조건만 괜찮으면 3,000대를 구입하겠고 제안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샘플 주문, 독점대리점 계약 등을 요구해 후속 수출계약이 이어질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목포해양대 기관공학과(82학번) 출신인 최 사장이 주차관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5년 대학 졸업 후 3년간 해운회사에서 병역대체복무를 하면서. 선진국 항구도시의 주차관제시스템을 관심있게 지켜보던 그는 병역을 마친 뒤 중소 기계식 주차설비업체에 취직했다.
하지만 LG산전(현 LS산전) 등 대기업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비전을 찾지 못한 그는 ‘주차관제시스템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D사로 옮겼다. 매출신장에 견인차 역할을 한 그는 이사로 승진하고 지분 참여도 했지만 오너 친인척의 경영참여에 실망, 95년 미래산전을 창업했다.
최 사장은 주차관리장비를 수입해 영업을 하는 한편 국산화와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동시에 추진했다. ‘자체개발 1호’는 한번밖에 못쓰는 수입 종이 카드(장당 30원) 대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1만번 재활용 플라스틱 카드’를 처리할 수 있는 모듈을 장착한 장비. 백화점, 주차장 운영자 등으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최 사장은 주차설비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가 겹치면서 당시로선 ‘거금’인 2억5,000만원의 손실을 입게 돼 부도 위기에 빠졌다. 고민 끝에 회사를 부도처리할 경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부도를 겪은 기업인들의 모임인 ‘팔기회’의 서울 신사동 사무실을 찾아갔다.
“조그만 사무실에 부도를 맞은 2~3명의 전직 사장님들이 앉아 있는데 기가 막히더군요. ‘식사나 하라’며 지갑에 있던 10여만원을 건네주고 돌아오면서 ‘절대 부도는 안된다’고 다짐했습니다.”
최 사장은 주거래은행 지점장을 다시 찾아가 통사정, 부도난 어음을 대출로 바꿔 분할상환하기로 하고 위기를 넘겼다. 곧이어 두번째 히트작이 터졌다.
시스템통합(SI)업체와 공동으로 아파트 거주자의 차량이 지하 주차장에 들어오면 해당 세대의 홈 네트워크 단말기에 그 사실을 자동통보(음성ㆍ화상ㆍ문자)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 주차장에서 여성 운전자를 상대로 한 강도ㆍ납치사건이 줄을 잇던 시절, 신제품은 삼성 래미안아파트 등에 공급돼 회사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어 각종 무인정산기와 대기업ㆍ금융기관 등의 출입구 보안시스템을 개발해 수익기반을 넓혀 갔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에 6개 지하철 환승역 공영주차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한 곳에서 원격관리할 수 있는 통합 무인정산시스템을, 삼성SDI에 부산 신항만 컨테이너부두 게이트(12개 레인) 자동화시스템을 납품해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통합 무인정산시스템은 내로라 하는 외국 업체들로부터 기술을 들여와 서울시 입찰에 함께 참여한 3개 업체를 따돌려 주목을 받았다.
최 사장은 “해외 주차관제 관련 업체들로부터 30억원 가량을 투자유치해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내년 코스닥 상장신청에 대비할 계획”이라며 “향후 10년 안에 주차관제 분야에서만 연간 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톱 클래스 업체로 발돋움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