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리먼 파산 '궁색한 변명'

"펀더멘털 보다 시장 불안감 때문"

세계최대 신용평가기관임을 자랑하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파산보호 신청을 낸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투자등급 평가가 적절했는지를 둘러싸고 비난이 일자, 궁색한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S&P는 리먼이 파산보호 신청을 할 당시인 지난 15일 리먼에 대한 투자등급을 투자적격(BBB- 이상)인 'A'로 매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4일 S&P는 보고서를 통해 "리먼이 무너진 것은 펀드멘털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장의 부정적인 분위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스콧 스프린젠 애널리스트는 "리먼은 투자은행 등 핵심 사업부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시적인 자금 압박에 대처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시장 불안감이 급격히 커지면서 결국 파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신용 평가 기관들이 시장 변화에 둔감해 위기 관리 능력을 제때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해명을 일축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처드 펄드 회장 등 리먼의 경영진 3명이 지난 주 68만4,136달러어치의 리먼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주당 7~30센트의 형편없는 가격에 주식을 팔았다. 펄드 회장의 경우 지난 주에 317만주의 주식을 주당 21센트에 처분했다. 전문가들은 리먼의 경영진이 헐값에 주식을 매도했지만, 회사가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갈 경우 주주들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 입장에선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지적했다. 리먼의 파산보호 신청 직전에 공매도도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리먼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전인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리먼의 공매총액은 무려 41%나 급증한 1억800만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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