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워치] IS 확산 중국 신장위구르 국경지대를 가다

곳곳서 불심검문 "비즈니스 하기 너무 불편"

중국 국경지대인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보러 시내 한가운데에 대열을 맞춰 서 있는 수십 명의 무장경찰들이 현지의 삼엄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중국 당국은 이 지역의 분리주의 세력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되는 데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김현수특파원

분리독립 시위 중심지 보러市 거리엔 무장경찰·장갑차 배치

中 "IS-신장 연계" 강력 대응

IS "중앙亞는 제2 전선" 선포… 천연가스관 안전문제 도마에

新실크로드 정책 발목 우려도


지난 1월말 찾은 신장위구르자치구 보얼타라몽골자치주에 위치한 보러 시내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위구르인과 카자흐족, 한족이 뒤섞여 활기찬 중국 국경 도시에는 여기저기 눈에 띄는 중무장경찰과 장갑차로 편안해 보이지는 않았다. 보러시는 1995년 6월 위구르인과 카자흐족 5만여명이 분리독립과 공산당 통치종식을 요구하며 벌였던 대규모 시위의 중심지다. 1997년 4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굴자 지역 시위의 발화점이기도 하다. 당시 중국 정부는 보러시에 군대를 파견하고 계엄 및 통금을 실시해 간신히 사태를 진압했다. 지금도 당시 시위에 대한 현장조사가 금지돼 있다. 카자흐족에 대한 불심검문도 여기저기서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카자흐스탄 석유회사에 다닌다는 모함 하산씨는 "이슬람국가(IS) 세력이 확산되며 중국 국경마을을 중심으로 검문이 지나치게 강화됐다"며 "비즈니스 하기가 너무 불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IS가 신장위구르 지역과 연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IS는 신장이 이슬람왕국으로 부활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300여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IS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즈핑 신장대 교수는 "최근 2∼3년 동안 중국인 1만여 명이 국경을 넘어 지하드(이슬람 성전) 활동에 참여했다"면서 "과거에는 신장위구르 지역에 국한됐지만 이제 윈난·광둥·광시성을 통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테러가 IS와 연계됐다고 섣부르게 판단하긴 어렵지만 중국 정부는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9월 중국 외교부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테러리즘을 타격해야 한다"며 미국의 공습을 지지한 것도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IS에 대해 중국이 강력 대응하는 것은 테러의 유입 때문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IS가 연초 중앙아시아 지역에 7,000만 달러를 투입해 '제2의 전선'을 형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정부는 중앙아시아 지역과 연결된 천연가스관의 안전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IS가 천연가스관 등을 장악하고 중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S의 확산이 시진핑 정부의 신(新)실크로드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S의 사실상 선전포고에 중국은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강압적인 대책이 자칫 외부테러조직과 연계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만큼 일단 신장자치구 달래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것이 병원 등 주민편의시설 확대다. 자치주, 자치구 의원, 중의원을 비롯해 우루무치 시내 지방정부 직영 병원만 12개에 달하며, 올해 신장자치구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는 민생개선에 720억 위안(약 12조6,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대외적으로는 상하이협력기구(SCO)등을 통해 테러리즘에 대응한 '지역안보센터' 구축을 제안했다. 지난해 9월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테러리즘·분리주의·극단주의 등 세 가지 세력을 타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