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유능한 금리 트레이더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거의 10년 만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이 요동치며 거대한 투자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인력 채용업체인 옵션그룹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고참 금리상품 전문가의 연봉이 평균 10%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금리 스와프나 옵션상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HSBC·BNP파리바 등 은행들의 관련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FT는 "채권ㆍ외환ㆍ원자재(FICC) 부문에서 금리 관련 직원의 임금 인상은 일반적인 흐름"이라고 전했다. 반면 시장이 죽을 쑤고 있는 원자재나 유동화자산 부문 직원의 연봉은 제자리걸음이거나 깎이는 추세다. 옵션그룹의 제시카 리 이사는 "금리 관련 인재를 둘러싼 전쟁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사상 유례없는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끝날 경우 전 세계 금리상품이 영향을 받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금융 관련 스타플레이어 영입 여부가 은행 전반의 성패를 좌우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 강화와 장기간의 초저금리로 IB 내 금리 부문 인력이 3분의1로 줄어든 것도 몸값이 오르는 이유다.
특히 인력풀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신참보다는 실력이 검증된 인재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리 이사는 "위기 전 신참은 10달러를 받고 최종 승자 10명이 1,000만달러를 가져갔다면 위기 이후에 신참은 1,000달러를 받고 승자 5명이 600만달러를 나누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