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기간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이번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취임 초 사과 징크스'가 재연됐다.
역대로 대통령이 취임 후 인사와 조직정비를 끝내고 국정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에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를 만나 대국민 사과를 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33일 만인 지난 3월30일 새 정부 장·차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 사태에 대해 대변인을 통해 대독 사과를 하고 46일 만인 지난달 12일 야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에서 인사 파동에 대해 거듭 사과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직접 공식 회의석상에서 본인의 육성을 통해 공개 사과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3개월째, 정확히 77일 만의 사과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취임 초 사과 징크스' '3개월째 징크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직전 이명박ㆍ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3개월째 뜻하지 않은 사건을 만나 대국민 사과를 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소고기 파동'으로 86일 만에, 노 전 대통령은 생수회사 '장수천' 문제와 관련해 92일 만에 각각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취임 두달째이던 2008년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기간 한미 소고기 협상이 타결됐으나 귀국 직후 방영된 MBC PD수첩의 광우병 우려 보도를 계기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들불처럼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됐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사태수습을 위해 그해 5월22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정부가 국민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