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靑 386이 떠난다

작년말부터 비서관급이상만 10여명 넘어
최인호씨등 내년 총선거 출마 물밑준비도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만료가 불과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와대 직원들이 조금씩 떠나고 있다. 부처에서 파견 나온 고위 공무원급은 물론 이른바 ‘386 출신’이나 이들과의 친분으로 노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참여해왔던 사람들도 청와대를 벗어나는 모습이다. 아직 본격적인 엑소더스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상반기가 지나면 제 갈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청와대를 떠난 비서관급 이상 인물만 1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에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태영 전 대변인과 최인호 전 국내언론비서관 등 이른바 ‘386 핵심인물’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밖에 노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했던 1~2명의 ‘386 비서관’들이 조만간 추가로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를 떠난 사람들의 행보는 다양하다. 윤 전 대변인처럼 청와대를 떠난 후 노 대통령의 퇴임 후 준비 작업을 하는 그룹이 우선 눈에 띈다. 이들 중 일부는 27일 출범하는 ‘참여정부 평가포럼’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나서고 있다.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내년 총선거 출마를 물밑에서 준비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부산 출신인 최인호 전 비서관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일부 고위급 중에서도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 자신의 직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선미라 전 해외언론비서관은 자신이 몸담고 있던 법무법인으로 돌아갔고 강태영 전 혁신관리비서관도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에 다녔던 P그룹 계열 회사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영주 민정비서관이나 김진국 법무비서관 등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 파견 나왔던 관료 출신들은 친정(예전 부처)으로 돌아갔으며 일부는 차관급 이상으로 승진해 화려하게 복귀했다. 오영호 전 산업비서관은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윤후덕 정책기획위원회 비서관은 총리 비서실장으로 각각 발탁됐다. 김대기 경제정책비서관은 자신의 친정인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옛 예산실장)으로 컴백이 확정됐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를 떠나가는 인물들이 있지만 과거 정부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라며 “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국정 운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한 만큼 직원들의 업무 집중력도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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