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부채담보부증권(CDO) '아바쿠스(Abacus)' 사기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과징금을 낸 이어 영국 금융감독청(FSA)으로부터도 2,000만 파운드(3,100만달러)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아바쿠스 관련 사기혐의로 골드만삭스의 패브리스 투르(Fabrice Tourre) 트레이더가 SEC의 조사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FSA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FSA가 골드만삭스측이 투르에 대한 SEC의 조사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골드만삭스에 2,000만 파운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 삭스는 지난 7월 SEC에 5억 5,000만 달러의 합의금을 내고 관련 사건을 마무리한 데 이어 또 다시 2,000만 파운드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번 금액은 FSA가 그 동안 금융기관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FSA는 "골드만삭스는 투르 부사장이 '아바쿠스 2007 AC-1'이라 불리는 모기지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 상품 개발과 판매에 간여한 죄로 SEC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과징금 부과 이유를 설명했다. FSA는 특히 투르 부사장이 뉴욕에서 런던으로 근무지를 옮겨 영국 금융규제당국의 통제를 받게 된 상황인 만큼 이번 조치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대해 자체 과실임을 인정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아바쿠스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설계에 관여한 헤지펀드 폴슨 앤드 코(Paulson & Co)가 이익을 챙기게 된다'는 정보를 누락시킨 것도 실수라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