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트 거장 키스 해링 展

단순한 검정 윤곽선과 빨강ㆍ파랑ㆍ노랑의 강렬한 원색을 이용해 마치 어린아이의 낙서 같은 그림을 그렸던 미국 작가 키스 해링(1958~1990). 에이즈로 30대 초반에 타계한 이 젊은 작가는 10년 남짓한 기간을 활동했지만 예술의 대중화와 팝아트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작가의 20주기를 맞아 방이동 소마미술관에서 ‘팝아트 슈퍼스타, 키스 해링’전이 열린다. 전시는 해링이 에이즈 진단을 받은 뒤 에이즈 기관과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설립한 키스 해링 재단의 소장 판화 130여 점이 중심을 이룬다. 한국 아라리오 갤러리가 소장한 조각 3점 등도 볼 수 있다. 전시는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사회ㆍ정치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의 면모에도 집중했다. 해링은 반핵운동, 인종차별 반대에 앞장섰으며 80년대 초반에는 대중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뉴욕 지하철역의 빈 광고판에 분필로 '지하철 드로잉'을 그렸다. 86년에는 뉴욕 소호에 '팝 샵(POP SHOP)‘을 열고 대중이 손쉽게 자신의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에이즈에 대한 환기에도 적극적이어서, 동성애자 모임의 상징인 분홍색 삼각형 위에 손으로 눈과 귀를 막은 회색 윤곽선의 인물을 빽빽이 배치한 작품 '침묵=죽음(SILENCE=DEATH)‘은 제목 그대로 '에이즈에 대한 침묵은 곧 죽음으로 이어짐’을 주장하며 에이즈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을 위해 그린 '앤디 마우스' 연작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9월5일까지. 관람료 성인 1만2,000원. (02)410-134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