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가의 전설' 베어스턴스 전 회장 그린버그 별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몰락한 미국 대형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앨런 그린버그 전 회장이 25일(현지시간) 숨졌다. 향년 86세.

그린버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암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 5위 투자은행이던 베어스턴스를 이끈 그린버그는 미국 금융계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린버그는 1949년 베어스턴스에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1978년에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으며, 1985년에는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린버그가 처음 CEO를 맡을 당시 베어스턴스의 직원 수는 1천명, 자산규모는 4천6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1993년 직원 수 6천300명에 주식지분 총액은 18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은행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베어스턴스는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그린버그는 60년 간 일군 회사가 JP모건체이스에 23억 달러의 헐값에 넘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와 메리 에도즈 자산관리부문 책임자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그린버그가 없는 금융산업은 상상하기 힘들다”며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었다”고 말했다.

‘에이스’(ACE)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그린버그는 카드게임인 ‘브리지 게임’과 마술을 즐겼으며 미국마술사협회의 일원이자 미국 브리지 챔피언이었다. 구두쇠이자 생각을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도 유명했다.

자신도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던 그린버그는 평소에도 자신이 채용하고 싶은 인물은 가난하고(Poor) 똑똑하며(Smart) 돈에 대한 열망이 있는(Desirous of riches) 이른바 ‘PSD 학위’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저서로는 ‘회장이 보내는 메모’와 ‘베어스턴스의 흥망성쇠’ 등 두 권이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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