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수료 예정인 사법연수원 32기 800명은 선배들과는 다른, 더욱 힘든 상황을 맞게 될 전망이다.이미 2명이 정상적으로 수료하지 못하고 재수습을 받게 됐으며 신참 변호사에 대한 윤리교육, 까다로워진 판ㆍ검사 임용, 로펌 시장의 냉각 등 어려운 시기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2명은 재수습 과정을 밟아야 사법연수원은 최근 교수회의를 열어 수료대상자 800명중 2명에 대해 '재수습'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798명만 수료하게 된다. 이전에는 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미리 휴학을 하거나 시험을 치르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유급을 피해왔다. 2002년의 경우 전과목 시험을 보지 않은 한 명만이 수료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기획총괄교수인 이혜광 부장판사는 "들어오기만 하면 무조건 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며 "33기 등 이후의 연수생들에게 '경계'의 의미로라도 전원 수료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수습은 유급처럼 일년을 다시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과목의 연수를 받은 후 시험을 치르고 교수회의를 통해 수료 여부를 사정 받는 것으로 2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4개월간 과정을 다시 밟도록 결정됐다. ◇판ㆍ검사 임용에 면접시험 대법원은 2월 임용하는 법관을 뽑는 시험전형에서 면접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대법원은 고위 법관 9명으로 법관임용심사위원회를 조만간 구성, 1월 셋째주(14~17일)에 판사와 예비판사 지원자에 대한 개별 심층면접을 실시키로 했다. 이번 면접일정은 과거 이틀 정도 할애됐던 것에 비해 2배 늘어난 4일간이며 따라서 지원자 개별 면접시간도 5분에서 10분으로 늘어난다. 특히 대법원은 그동안 서면으로 진행됐던 예비판사의 법관 임용 관행에서도 탈피, 이미 2년간 '수련기간'을 거친 예비판사들에 대해 정식 면접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법무부도 1월로 예정된 검사 임용평가에서 면접시험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변호사 개업시 윤리교육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변호사는 협회가 정한 변호사 윤리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 변호사 연수규칙에 삽입함에 따라 1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신참 변호사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연간 4∼5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되며 이를 어길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변협의 이같은 결정은 비리 변호사들에 대한 사후징계 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한 사전예방으로 윤리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안팎의 지적에 따른 것.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인 변호사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적 상위자들의 변호사 진출은 줄어 변호사업계의 경영난과 법률시장 개발에 따른 불안심리로 상위 성적자들의 로펌 진출이 현저히 줄었다. 상위 200위 내에 드는 성적 우수자 가운데 30일 현재 13명만이 로펌행을 결정했다. 이는 최근 매년 30명 선에서 로펌에 진출했던 것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수치다. 변호사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IMF 이후 거품이 꺼지며 변호사업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과 함께 잇단 비리로 판ㆍ검사 임용도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각자가 자신만의 경쟁력 있는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