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독트린' 청사진을 제시한 드레스덴 지역은 옛 동독을 대표하는 도시로 독일 통일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은 베를린 장벽 붕괴(1989년 11월10일) 직후 동서독 정상회담이 열린 곳으로 당시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가 동독 주민들을 상대로 처음 연설한 곳이다.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지난 2000년 10월3일 독일 통일 10주년 공식 기념행사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당초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을 놓고 어디에서 통일 구상을 밝힐지 고민했다"면서 "결국 통독 상징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드레스덴을 최종 장소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독일에서 네 번째로 큰 산업기반을 가졌지만 1945년 연합군의 융단폭격으로 시 건물의 90%가 파괴됐다. 그러나 옛 동독 시절 산업 중심지로 재건됐고 현재는 유럽에서 가장 앞선 첨단산업 기지로 탈바꿈했다. 인구 53만명의 드레스덴에는 약 3만5,000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독일 최대 기술대학인 드레스덴공대를 포함해 10개 대학, 3개의 막스플랑크 연구소, 10개의 프라운호퍼 연구소, 5개의 라이프니츠 연구소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또 지멘스·폭스바겐 등 전통산업 분야의 대기업과 많은 중소기업이 상생 협력을 이뤄 발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AMD·인피니온 등 1,500여개 기업이 4만8,000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는 유럽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빗대 '작소니(작센)밸리'로 불린다. 드레스덴을 대표하는 기업들과 연구소들은 대부분 통일 이후 유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