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 7번째 대회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코리안군단이 하와이에서 승전보를 띄울 태세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GC(파72·6,38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 시속 30㎞가 넘는 바람이 불었지만 한국 선수들은 매서운 샷을 날리며 순위표 상단을 휩쓸었다. 맏언니 박세리(37·KDB금융그룹)와 세계랭킹 7위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국내파 김효주(19·롯데) 등 10~30대 '세대별 3인방'이 똑같이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면서 나란히 공동 선두 자리에 포진했다.
2주 전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관록을 과시한 박세리는 이날 5번홀(파5)에서 이글을 작렬시키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0년 벨마이크로 클래식에서 LPGA 투어 통산 25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침묵했던 박세리는 한 달 전 '영원한 코치'인 아버지(박준철씨)로부터 모처럼 조언을 들은 후 KIA 클래식 공동 6위, 나비스코 공동 4위로 선전을 펼쳤다.
유소연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2012년 8월 제이미파 클래식 제패 이후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유소연은 "바람의 방향이 계속 달라져 볼을 보내야 할 거리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효주 역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5개를 잡아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효주는 13일 제주에서 끝난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4위를 차지한 뒤 곧장 하와이로 날아갔다.
단독 4위 우에하라 아야코(일본·3언더파)에 이어 5명의 공동 5위(2언더파) 그룹에도 4명의 한국(계)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세계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와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왕 장하나(22·KT)가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고 국가대표 아마추어 이소영(17·안양여고)과 하와이에서 태어난 교포 미셸 위(25)도 2타를 줄여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이자 세계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결장한 가운데 세계 4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는 공동 14위(이븐파)로 첫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