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禁輸 美·유럽 확대 왜?

미유럽 WTO제소 등 대책마련 착수

중국이 희토류(稀土類) 수출중단 조치를 일본에 이어 미국과 유럽으로 확대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20일 뉴욕타임스는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몇 주간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일부 희토류 수출 선박의 출항을 지연시켜 오다 18일 오전부터 일제히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NYT는 “대미 희토류 수출 중단 진위를 밝히기 위해 중국 정부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답도 얻지 못했다”며 “이는 수출 중단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일본만큼 희토류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이번 사태의 악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가 양국 간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위안화 절상 문제를 놓고 벌어진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미국과 유럽의 희토류 수출중단 조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5일 중국의 청정에너지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이후 취해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USTR의 발표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USTR 발표 몇 시간 만에 “근거도 없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성명을 냈고, 장궈바오 중국 국가 에너지국 국장은 17일 “중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했는지에 대해 미 정부가 전면 조사에 들어간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USTR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 보도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이 문제 역시 WTO에 제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관련 기업들도 다음주 특별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 금수조치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며 NYT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중국 상무부는 19일 차이나데일리가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을 최대 30%까지 추가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도 부인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불량 경제대국의 단면”이라고 비난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은 희토류를 정치무기로 이용하는 불량 경제대국”이라며 “중국이 취한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는 WTO 가입 당시 약속을 매우 뻔뻔한 형태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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