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사르코지, 깊어지는 갈등 골

금융위기·기후변화 등
각종 이슈서 의견 충돌
예전 다정한 모습 실종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이에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일 년 전만 해도 그때까지 딱 한 번 만났던 오바마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불러가며 우애를 다지려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 참석차 파리를 방문했으나 바쁜 일정을 이유로 엘리제궁의 환영행사도 사양한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직후 프랑스 정부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병력 증파 요청을 거부했다. 프랑스 사회당의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대변인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안티 오바마'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지난 일 년간 사르코지와 오바마 대통령이 각종 이슈에서 갈등을 빚은 탓에 둘 사이에 냉기가 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대통령은 그동안 세계적인 금융위기 및 기후변화 대응방안, 이란 핵문제, 아프간 파병 등 대부분의 주요 국제적 이슈에 관해 엇갈린 입장을 나타내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 살고 있다. 미래가 있기 전에 현재가 있고, 현재 우리는 핵 위기에 처해 있다"며 미국이 아프간 파병 대신 이란 핵문제 해소에 나설 것을 촉구키도 했다. 한편 양국 정상 간의 성격이 확연히 다른 것 또한 이들의 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르코지가 직관적이고 직설적인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더 신중하다는 게 관료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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