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원인 규명 길 열렸다

이창준 KIST 박사팀 중추신경계 지속성 가바 분비기전 밝혀

국내 연구진이 각종 정신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중추신경계의 지속성 가바(Tonic GABA) 분비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관련 신경계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창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은 중추신경계의 주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가 소뇌의 비신경세포의 음이온채널을 통해 분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신호전달물질은 신경세포의 시냅스 소포(小胞)를 통해서만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 박사팀이 비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음이온채널을 통해서도 분비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게재됐다. 인간의 뇌는 신경세포(neuron)와 비신경세포(아교세포ㆍglia)로 이뤄져 있는데 신경세포가 흥분성ㆍ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합성ㆍ분비하고 비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청소하며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 박사는 "흥분성 신호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glutamate)'와 억제성 신호전달물질인 '가바'의 균형이 깨질 경우 간질성 발작이나 불면증, 우울증, 학습 및 기억장애 등을 일으킨다"면서 "그동안 지속성 가바가 신경세포에서만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소뇌의 비신경세포인 '바그만글리아 세포'에 존재하는 '베스트로핀'이라는 특정한 음이온 채널을 통해서도 분비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비신경세포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억제성 신호전달물질인 지속성 가바의 분비량 조절로 운동성 소실, 간질ㆍ발작, 불면증 등 관련 신경계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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