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금융시장 급속 안정

국왕 쿠데타 추인으로 불안감 해소
증시 낙폭 줄고 환율도 급락세 멈춰
"새정권 출범 순조로울땐 약될수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태국의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쿠데타 추인으로 정치적 불안감이 빠르게 해소됐기 때문이다. 쿠데타로 휴장했던 태국 증시는 21일 개장과 함께 4% 이상 떨어지기도 했으나, 곧바로 반등하며 낙폭을 줄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쿠데타가 조기에 안정될 경우 오히려 쿠데타가 태국경제에 보약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태국증시 장 초반 급락 뒤 회복= 이날 태국 증시는 장 초반 4.2% 급락하는 등 불안감을 드러냈으나, 곧 반등세로 돌아서며 약보합을 맴돌았다. 토키오 마린에셋매니지먼트의 히로시 료 매니저는 "일부 단기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의 기회로 이용하면서 장 초반 주가가 급락했다"며 "대부분의 장기 투자자들은 태국 증시가 패닉 상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콕 증시에서 2억5,000만달러를 운용하고있는 퀘스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새 선거를 통해 조기 민정 회복이 실현되면 증시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도 태국 쇼크에서 벗어나 평정심을 되찾았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밧화는 달러 당 전일 대비 0.48% 하락한 37.59밧을 기록, 급락세를 멈췄다. 밧화는 전일 쿠데타 영향으로 달러 당 37.77밧으로 1.3% 급락, 지난 200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쿠데타가 태국 경제에 보약될 수도= 전문가들은 그 동안 탁신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았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새 정권이 순조롭게 들어서면 경제에 오히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태국 펀드를 운용중인 퀘스트매니지먼트의 랜스 드퓨 펀드매니저는 "안정적인 정부가 구성된다면 태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군부의 발표대로 선거가 진행되고 안정된 정권이 들어서면 증시는 쿠데타 이전 보다 탄탄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방문중인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국 문제와 관련, "쿠데타가 국제경제에 큰 충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렇다 할 자본 이탈 조짐이 없으며 국제 자본시장에 전이 효과도 없다"고 말했다. 쿠데타가 정치적 불안을 해소해 그동안 저평가된 태국 증시가 활황을 맞게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템플턴 자산운용의 마크 모비어스 연구원은 "떨어지는 자산가격은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며 "쿠데타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