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우리말 배우는 외국인들] "한국문화 제대로 이해하려 시작"

진해 美 부대서 '한국어' 열풍

경남 진해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함대지원단 장병들과 그 가족들이 우리말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가ㆍ나ㆍ다ㆍ라…아~뇽하세요.” 경남 진해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인 미 함대지원단 내 파란눈의 장병들과 그 가족들이 최근 부대 내 교육장에서 한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글 탄생 560돌을 맞아 지난달 19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어 강좌가 시작된 것이다. 과거 이곳에 주둔했던 미군들은 애써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미군부대에서도 한국을 제대로 알고 배우려는 ‘한류바람’이 불면서 한글을 알거나 한국어로 말할 수 있는 부대원이 인기를 독차지할 정도가 됐다. 이같이 한류붐을 반영하듯 미 함대지원단은 지난달 초 해군사관학교에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인 강사를 정중하게 요청했다. 해사 역시 생도들의 영어공부를 위해 미군측과 적극적인 교류를 해와 흔쾌히 요청에 응하면서 처음으로 정식 한국어 강좌가 성사됐다. 당초 한국어 강좌에 참여하기로 한 미국인들은 10명 안팎. 하지만 한국어 강의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장병은 물론 부인ㆍ자녀 등 가족단위 참석자들이 가세하면서 지금은 30여명으로 늘어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를 짐작하게 했다. 수강생 중에는 미 함대지원단 부단장 찰스 엔 올브렛(45) 중령 내외도 함께 나와 한국어 공부에 열중이다.부단장인 남편과 함께 교육에 참여한 에드나 친(41)씨는 “한글을 배워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며 “한글과 한국어를 배워 한국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어 교육은 다음달 중순까지 8주에 걸쳐 한글 자음과 모음 읽기, 쓰기부터 일상생활 회화 등 한국어에 대한 튼튼한 기초를 쌓는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해군사관학교 영어교수인 이준용(48) 중령은 “세계의 수많은 언어 중에서도 그 독창성과 과학성을 지닌 우리말을 미국인들에게 올바르게 가르쳐 우수한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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