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회장 소환 이틀간 조사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18일 저녁 소환, 이틀간 조사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이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그룹 오너를 소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앞으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소환키로 하는 등 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소환될지 주목된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박 회장은 현재까지 비중있게 다룰만한 뭐가 나온 것은 아니다”며 수사가 만족스럽게 되지 않았음을 시사한 뒤 “조만간 다시 부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불법 대선자금이나 비자금의 단서가 있는 LG와 금호 외에도 다른 기업들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호그룹이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 지난해 대선때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박 회장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금호그룹에 수사관을 보내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측에서 제출받은 주식ㆍ회계 관련자료 등에 대한 분석내용과 오남수 경영전략본부 사장과 자금담당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비자금 조성과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 혐의를 뒷받침할 상당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LG그룹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 등 회계법인들로부터 관련 회계자료를 넘겨받은데 이어 곧 LG홈쇼핑 최영재 대표와 허모 자금담당 상무를 조사한 뒤 구 회장을 소환하기로 했다. 18일 LG홈쇼핑을 압수수색했던 검찰은 구 회장이 지난해 4월 LG정보통신이 보유한 LG홈쇼핑 주식을 시가보다 턱없이 싸게 양도받으면서 생긴 차액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 일부를 정치권에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대자동차 계열사였던 현대우주항공(2001년 12월 청산)의 회계감사 자료를 모 회계법인으로부터 제출 받아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도 조만간 소환 조사키로 했다. 롯데도 건설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대그룹 외 서해종합건설이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단서도 잡고 18일 여의도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한데 이어 19일 임직원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또 이날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도 재소환,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한 금품 제공 혐의와 대선때 사옥 일부를 민주당 부산선대본부에 무상 대여한 배경 등을 추궁했다. <오철수기자 고광본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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