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 18년간 부인이 아들을 못 낳은데 비관해온 이집트인이 딸 7명을 모두 흉기로 찔러 4명을 숨지게 했다고 경찰이 1일 발표했다.
비극은 카이로 남쪽 340km 떨어진 소하그주(州)의 농촌 마을 티마에서 이날 새벽에 벌어졌다.
마을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알리는 사람(무앗진)인 압델 나세르 이브라힘(47)은 평소 아들을 못 낳는다는 이유로 아내와 자주 다툼을 벌였으며, 이때문에 아내는 며칠전 친정으로 떠났다.
이브라힘은 이날 새벽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모스크에서 예배를 알리는 소리(아잔)를 외친 뒤 잠자는 딸들의 방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다. 이성을 잃고 휘두른 흉기에 7살에서 15살까지 4명의 딸이 숨지고 3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딸들의 비명에 놀란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이브라힘을 검거했다. 이브라힘은 경찰에서 딸들의 인생이 엉망이 될 것이라는 걱정에 일시적 착란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주민들에 따르면 이브라힘은 딸들을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고 범행 후에도 " 나는 아들을 원한다. 딸들이 싫어서 죽였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도 가장 낙후한 지방에 속하는 소하그는 마을 가문간에 보복 살인극이 자주 벌어지는 곳으로, 남녀차별이 심한 보수사회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남녀가 한곳에 섞이지 않으며 결혼한 남자는 아들이 없는 것을 불명예로 여기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