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2월 6일] 공정위의 고무줄 잣대 논란

SetSectionName(); [기자의 눈/2월 6일] 공정위의 고무줄 잣대 논란 이재용기자 (생활산업부) jylee@sed.co.kr

공정거래위원회의 소주업체 담합 과징금이 당초 심사보고서상의 8분의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무려 88%나 경감된 셈이다. 심사보고서에 기재된 과징금 액수와 전원회의로 확정되는 과징금 액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지만 이번 경우는 좀 심하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담합에 따른 관련 매출액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데다 소주업체들이 물가안정에 협조했다는 점을 과징금 대폭 경감의 이유로 들었다. 과징금 대상이 된 조사기간에서 실체적 증거와 제재 근거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공정위 위원장의 해명도 있었다. 소주업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공정위의 무리한 과징금 부과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소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과징금이 8분의1로 줄었다는 것은 애초에 공정위가 소주 값 담합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주 값 담합은 사실 국세청의 행정지도 문제로 논란의 여지가 많다. 소주시장 1위 업체인 진로가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면 다른 업체들이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것이다. 과다 규제 논란이 있는 국세청 행정지도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과징금을 산정하는 공정위의 고무줄 잣대는 분명 문제다. 이번 일로 담합 과징금이 합리적 기준에 따라 산정되기보다는 공정위의 자의적 판단으로 결정된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 이 같은 모호한 기준으로는 공정위에 대한 업계의 불신을 해소할 수 없다. 오히려 공정위를 향한 업계의 공격 수위만 높일 뿐이다. 정부 정책이 신뢰를 얻으려면 합리적 기준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일관성은 물론 합리적 기준조차 의심되는 행보가 이어진다면 공정위에 대한 업계의 불신도 따라서 깊어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확고한 원칙을 세워야 '경제 검찰'로서의 공정위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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