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의 남자' 누구?

박주영·남태희, 리그서 결승골
손흥민, 슈투트가르트전 멀티골
슈틸리케호 11월 중동서 평가전
공격수 골로 눈도장… 경쟁 심화

'잊힌 천재' 박주영(29·알샤밥)을 시작으로 '에이스' 손흥민(22·레버쿠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황태자' 남태희(23·레퀴야)까지. '슈틸리케호 2기'에 뽑히기 위한 공격수들의 '원격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번 주말 해외축구리그에서는 태극전사들의 골 소식이 릴레이로 전해졌다. 포문은 박주영이 열었다. 박주영은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알힐랄과의 사우디리그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12분 투입, 종료 직전인 추가시간에 동료와의 2대1 패스로 오른쪽을 뚫은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사우디리그 첫 경기 만에 나온 데뷔골. 이 골로 알샤밥은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잉글랜드 아스널에서의 방출과 브라질 월드컵 부진이 겹쳐 최악의 여름을 보낸 박주영은 유럽리그 잔류마저 불발돼 지난 1일에야 알샤밥과 내년 6월까지 계약했다. 중동에서나마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럽리그 복귀를 노린다는 계획이었다. 박주영은 스페인 셀타 비고 시절이던 지난해 3월16일 이후 1년7개월 만에 공식 경기에서 골 맛을 보면서 대표팀 발탁 가능성도 키웠다. 박주영은 지난 10·14일 열린 국내 평가전 명단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표팀이 다음 달 14일(이란), 18일(요르단) 중동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있어 이대로라면 슈틸리케 감독의 호출을 받을 수 있다.

손흥민은 대표팀 에이스 지위를 굳히는 분위기다. 그는 19일 끝난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원정(3대3 무)에서 전반 10분도 되기 전에 2골을 폭발했다. 전반 4분 속임 동작으로 1명을 제치고 왼발로 밀어 넣더니 5분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그물에 꽂았다. 3경기 만에 터진 시즌 7·8호 골(리그 3·4호 골). 한 경기 2골은 11개월 만으로, 전반 41분 도움까지 기록한 손흥민은 독일 빌트로부터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은 평점인 2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국내 평가전 2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독일로 돌아갔으나 피로를 호소하기는커녕 2골 1도움으로 레버쿠젠에서도 '에이스 놀이'를 하고 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인 12골 경신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손흥민은 23일 제니트(러시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시즌 9번째 골에 도전한다.

카타르리그에서 뛰는 남태희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알 카라이티야트와의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대0이던 후반 44분 결승골을 꽂았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찔렀다. 수비가 밀집된 공간이었음에도 어떻게든 슈팅 타이밍을 포착하는 감각이 돋보였다. 시즌 4호 골. 득점 선두 하므디 하르바위(7골·카타르SC)와는 3골 차다. 6승1패(승점 18)의 레퀴야는 선두와 1점 차로 2위를 지켰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던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첫 소집 때 대표팀에 합류, 10일 파라과이전(2대0) 쐐기골로 이름을 날리더니 소속팀에서도 상승세를 잇고 있다. 올 시즌 4골 가운데 3골이 결승골일 정도로 해결사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