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6개월] (노사정책) 잇단 파업에 `우향 우`

참여정부의 노사정책은 노무현 호(號)가 출범한 이후 가장 첨예하게 논란을 일으켰다. 노무현호는 출범초기에 노동계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겠다며 나섰지만 재계와 보수 세력들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좌향 좌에서 우향 우`로 진로를 급전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출범초기에는 친노(親勞)정책을 펼친다고 비난 받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친기업 정부라고 비판을 받을 정도다. 정권 초기에 발생한 철도 노조와 화물연대의 파업 등에서 참여정부는 “노조가 불법으로 파업을 벌이더라도 그들의 주장이 정당하다면 이를 수용하겠다”는 원칙을 견지, 공권력에 의한 법 집행은 최소화하고 대화와 타협에 의한 운용에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정권 초기의 혼란스러움과 노조의 지나친 요구가 불출하면서 갈등을 야기했다. 또 보수언론과 재계 등은 “정부가 노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면서 벼랑 끝 전술을 부추기고 있다”며 연일 강공으로 정부를 몰아 붙이치면서 참여 정부의 입지는 좁아졌다. 궁지에 몰린 참여정부는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을 기점으로 철도노조의 재 파업에서 왼쪽 날개를 접고 오른쪽 날개를 본격적으로 펴기 시작했다.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철도노조원들이 집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공권력을 대거 투입, 조직원을 연행하고 강제 해산시켰다. 이에 철도 노조원들은 업무 복귀를 거부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벌였지만 정부는 굽히지 않았고, 결국 노조를 굴복시켰다. 현대자동차 노조에 대한 `긴급조정권`발동 검토로 참여정부의 노사정책은 `보수적`이라는 것을 재확인시켰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도 두번 밖에 검토한 적이 없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또 화물연대의 재 파업에 대해서도 지난 5월의 위법성이 없다는 것을 뒤집고 `공권력 투입`을 운운하고 있다. 때로는 법과 원칙에 의해서 노사관계를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권력이 중심이 된 노사정책의 패러다임은 사용자의 입장을 정부가 대신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지 이미 오래다. 참여정부도 과거의 구태를 답습만 할 것인가. 정부는 9월초께 노사관계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다. 노동기본권을 강화하고 노동자 과보호 조항 등을 개선,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제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보수 강경화의 흐름을 틈타서 다분히 친기업 정책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참여정부가 얼마나 초심을 지키고 있는지, 얼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책을 내놓을 지 지켜볼 일이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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