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승부는 콘텐츠로 판가름난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급변하는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음성통화 위주였던 2세대(2G)까지의 이동통신 시장이 ‘통화품질’의 승부였다면, 데이터통신이 핵심기능으로 떠오른 3G부터는 ‘콘텐츠’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CDMA2000 1x부터 EV-DO, WCDMA에 이르기까지 진화된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타고 대용량 멀티미디어화한 콘텐츠들이 숨가쁘게 휴대폰 사이를 오간다. 네트워크 진화의 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콘텐츠다.
◇콘텐츠, 휴대폰에 물어봐= 젊은 모티즌(모바일+시티즌의 합성어)들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에 열광한다. 벨소리, 통화연결음, 배경화면, 멀티미디어 메시지 등 휴대폰 고유의 콘텐츠부터 게임, 음악, TV,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그리고 교통정보, 레저, 문화,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콘텐츠가 이동통신망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시작된 SK텔레콤과 KTF의 EV-DO 서비스인 ‘준(June)’과 ‘핌(Fimm)’은 모바일 콘텐츠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초기 뮤직비디오 등 주문형비디오(VOD) 정도에 머물던 콘텐츠의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프로야구, 농구, PGA골프, 이종격투기, 실시간 TV 프로그램, 콘서트, 각종 이벤트 중계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콘텐츠들을 준이나 핌에서 만날 수 있다.
또 휴대폰 상에서 3차원(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게 해 주는 모바일 3D 엔진을 기반으로, 3D 게임ㆍ채팅ㆍ아바타 서비스 등도 전성기를 맞을 조짐이다.
◇차세대 콘텐츠가 몰려온다=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 역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불리는 미래형 콘텐츠들로 꾸며진다.
연내 상용화될 예정인 위성DMB의 경우 적은 요금부담으로 언제 어디서나 생생한 화질의 TV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성DMB는 TV와 휴대폰의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휴대폰으로 집단속과 각종 가전제어가 가능한 디지털홈 서비스와 자동차 길찾기, 운행정보, 지역정보 등을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위치추적 기능, 긴급구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에 연결시킨 LBS 등도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콘텐츠 어떻게 진화할까= 모바일게임의 경우 다운로드형 게임에서 네트워크형 게임으로 중심이 이동해가는 중이다. 표준 플랫폼인 위피(WIPI)의 확산에 따라 이통3사간 연동되는 게임도 등장할 전망이다. 또 게임 전용 휴대폰의 등장으로 박진감 넘치는 그래픽의 3D 게임들이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표현이나 음원 역시 ‘있는 그대로’의 사실성이 강조된다. 현재의 6만5,000컬러가 ‘리얼 컬러’로 전환됨에 따라 캐릭터 등도 단순 꾸미기에서 벗어나 ‘감상’이 가능한 고화질 사진과 그림, 날씨ㆍ뉴스 등의 정보와 결합한 형태로 진화할 전망이다.
◇“경쟁력 확보하려면 CP 육성부터”= 이동통신사들이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제공 업체(CP) 육성과 지원에 들이는 노력도 적지 않다.
국내 1위 이통사인 SK텔레콤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는 무려 3,500여개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이들과의 윈-윈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BR(Business Relations) 추진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파트너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파트너 온(Partner On)’ 프로그램이나 ‘BR 케이스 리포트’ 발행 등이 대표적이다.
KTF 역시 전용 홈페이지(www.ktfnewbiz.com)를 통해 CP들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각종 콘텐츠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CP와 공조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사업실적 및 참여도 등에 따라 인센티브나 포상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무선인터넷 망 개방에 따라 무선독립 포털을 운영하려는 업체들에게 각종 규격과 기술지원을 해주는 독립 무선포털 지원사업(MASP)도 추진하고 있다.
LG텔레콤은 CP와 솔루션제공업체(SP) 등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파트너십 구축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자체 CP 포털사이트(mcc.ez-i.co.kr)를 개설해 각종 사업제안서를 접수하거나 기술지원 및 카운셀링, 정보공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G텔레콤은 또 콘텐츠 심사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는 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