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후 현장인력 줄고 간부는 넘쳐 신규사업 차질'간부는 넘치고 젊은 현장인력은 모자라고..' 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이 인력구조 왜곡으로 신규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건설사들이 IMF이후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실무 인력은 자연감원과 명예퇴직으로 대폭 감소한 반면 간부들은 상대적으로 덜 줄어 '역피라미드 인력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역 건설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일기 시작한 부동산 붐을 타고 신규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지만 현장인력이 없어 대부분의 공사를 다른 지역의 대기업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의 대표적인 건설업체였던 A사의 경우 전체 직원 270여명 가운데 과장 이상 직원이 50%를 웃돌 만큼 간부 비대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IMF전까지 1,200명이 넘는 인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부도이후 상당수 자연감원이 이뤄진데다 지난해 120명을 구조조정하면서 현장 실무자 중심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사는 전체 직원이 270명에 불과하지만 임원이 10명이고 부장급이 29명에 이르는 등 상위직급에 지나친 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도이후 젊은 직원들의 자연감원이 계속 이어진 것도 원인이지만 법정관리 인가 및 외부공사 수주에 치중하기 위해 경험 많은 임원이나 간부들의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인 B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IMF이후 아파트 신규 사업을 완전 중단하면서 주택개발사업 전문인력 10명 가운데 6명을 감원한데다 나머지 4명은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바람에 심각한 구조조정 후유증을 앓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최근 4년간 신규 인력 충원이 전혀 없어 지난해부터 신규 사업을 재개하려고 하지만 개발사업 실무 인력이 없어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IMF이후 지역 건설업체에서 구조조정 당한 젊은 인력 대부분이 수도권 등 타지역 건설업체로 재취업해 대거 이탈한데다 지역 건설업체 대부분은 그 동안 신규 인력 충원을 거의 하지 못해 현장 노하우를 갖춘 젊은 인력은 제대로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외지 건설업체들은 대구지역에 진출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던 지역 건설업체들은 최근들어서는 대형 사업의 대부분을 대기업 등에 빼앗기는 등 업계 경쟁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췄던 지역 건설업계가 IMF과정을 거치면서 구조조정을 효과적으로 추진하지 못해 결국 젊고 유능한 전문인력들을 잃는 결과를 가져 온 것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