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내년에 최소한 두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현재 5.75%인 기준금리가 이르면 내년 1ㆍ4분기께 5.5%로 0.25%포인트 내리고 내년 하반기에는 평균 5.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머빈 킹(사진) 영란은행 총재는 14일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는 영국 경제가 가파르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신용경색은 상당한 수준까지 지속되고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완만하거나 상당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킹 총재는 이어 “내년에 인플레이션율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한 후에 2009년에는 2%대에 안착할 것”이라며 “성장률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킹 총재의 발언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사의 이코노미스트인 빅키 레드우드는 “이번 발표는 금리 인하 행진이 바로 앞에 놓여져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며 “통화정책위원회는 내년 초반에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정책 입안자들이 현재의 5.75% 기준금리를 고수하면 앞으로 2년 동안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를 벗어날 것이 자명한 만큼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내년 하반기에는 기준금리가 평균 5.3%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영란은행의 기준금리인 5.75%는 6년 만에 최고치인 동시에 서방 선진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으면서도 최근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미국의 기준금리 4.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