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세대를 막론하고 디지털 기술이 일상생활이 된 웹 2.0시대에는 ‘창조형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기업만이 21세기 마케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디지털 리더스 포럼’을 주최한 제일기획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13~54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웹 2.0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비자 2.0’의 특징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17일 발표했다. ◇창조형 소비자 2.0=그동안 디지털 소비자로 여기던 웹 1.0시대의 ‘소비자 1.0’과 웹 2.0시대의 ‘소비자 2.0’이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창조성이다. 소비자 1.0은 포털이라는 만들어진 공간에서 단순히 기존 정보를 공유하는 ‘수용형 소비자’인 데 비해 소비자 2.0은 자신의 생각을 개방하고 공유해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창조형 소비자를 말한다. 즉 디지털이라는 무대에서 기획ㆍ감독ㆍ연기ㆍ비평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배우이자 감독이며 오피니언 리더인 셈이다. 소비자 2.0은 개개인이 미디어가 되고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돼 시너지를 발휘한다. 영화 ‘디 워’의 흥행 성공은 소비자 2.0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 영화 평론가들의 평가는 좋지 못했지만 소비자 2.0이 1인 미디어로 전문적인 평론가와 대등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게재하고 이 의견들이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해 ‘디 워’는 역대 흥행 5위라는 예상치 못한 성공을 가져왔다. 또 소비자 2.0은 디지털 시대에 세대 간, 가족 간 화합과 소통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이동전화나 인터넷ㆍ메신저로 가족끼리 대화를 많이 한다는 응답이 아날로그 소비자는 20.3%인 데 비해 소비자 2.0은 53.7%나 됐다. ◇소비자 2.0시대의 기업 마케팅=소비자 2.0은 기업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나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에 대한 높은 이해와 평가를 바탕으로 기업의 영향력과 사회적 역할을 인정한다. 특히 창조적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이들의 특성은 기업 평판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기업에 새로운 시각의 마케팅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은 기업들도 기존의 경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협력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킴으로써 ‘창조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요인을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부 임직원(internal customer)과도 협력, 사내 지식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전업주부가 와이프로거(와이프+블로거) 같은 디지털 소비자로 변화한 데서도 보듯 전통적인 소수 소비자(traditional minority)도 새롭게 인식하고 ▦경쟁업체(cooperative rivalry)와도 협력적인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한편 ▦자사 제품의 보완재(supplements)와도 협업하며 ▦소비자 2.0(creative consumers)과도 협력해 쌍방향 피드백을 가져야 한다는 것. 박재항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소장은 “보다 디지털화된 소비자 2.0은 스스로 참여해 공유ㆍ개방의 장을 만들어 세대 간, 또 기업과 소비자 간 소통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에 어필하기 위해 기업들은 경쟁자들과 협력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도입해야 21세기 마케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