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이번엔 광섬유업종 한파
노텔社 실적부진에 텔레콤장비 폭락-반도체株도 가세
나스닥시장의 바닥이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올초 닷컴기업들의 몰락에서 출발, 지난달부터는 인텔, 애플컴퓨터 등 각 업종의 간판스타들까지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을 밝히는 바람에 계속 약세를 보이던 나스닥시장이 25일에는 급기야 광섬유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다시 폭락했다.
올들어 나스닥의 약세속에서도 줄곧 상승세를 유지하던 광섬유업체들까지 25일 노텔 네트웍스의 실적 부진 때문에 폭락했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사상 9번째인 5.61%(190.31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광섬유업체를 포함한 전체 텔레콤장비업체들의 추락에 기인한 때문이다. 캐나다국적인 노텔 네트웍스가 불러온 충격을 월가에선 '북풍(北風)'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여기에 반도체 주식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등급 하향조정 때문에 반도체가 이틀째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나스닥시장의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월가 전문가들은 나스닥이 조만간 바닥을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바이오테크와 함께 나스닥의 마지막 보루였던 광섬유업종마저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미치는 충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광섬유업체의 실적부진=광섬유업체들은 올해 나스닥시장의 약세속에서도 줄곧 상승세를 지속했다. 24일까지 노텔은 연초대비 25%나 오른 상태였으며 JDS유니페이스도 18%, PMC시에나는 350%나 상승했었다.
이는 인터넷기업들의 침체에도 불구, 인터넷관련 투자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때문였다.
통신장비의 경우 텔레콤회사들이 지난 수년간 과당경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에 열중해왔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투자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터넷관련 투자는 구경제, 신경제 기업 모두 종전보다 규모를 늘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노텔의 실적 부진은 이같은 기대를 저버린 것이었다. 노텔은 ATM교환기와 광통신 기술분야에서 세계 1위기업이고, 기업용 네트워크 솔루션분야에서도 점유율 2~3위의 기업이다.
이같은 노텔의 실적 부진의 결과는 노텔이 29%나 떨어진 것을 비롯, JDS유니페이스 14.7%, 시에나 16%, SDL 28% 하락 등 월가 투자자들의 외면이었다. 시스코도 5.6% 하락하는 등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사상 최대폭인 11.7%나 떨어졌고, S&P 통신장비지수는 18%나 하락했다.
또 리먼브러더스가 즉각 노텔을 비롯한 통신장비업체들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고, 모건 스탠리 딘위터도 노텔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그러나 페인웨버증권은 노텔의 매출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현 투자등급을 유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광섬유의 폭락으로 올들어 나스닥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업종은 바이오테크 밖에 남지않게 되었다.
◇반도체의 추가 하락=뱅크아메리카증권의 애널리스트 릭 위팅턴은 25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LSI로직, 래티스반도체 등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이유는 PC와 휴대폰의 판매 부진, 텔레콤회사들의 투자 감소, 재고조정 등이었다.
또 한국의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에 앞서 24일 체이스H&Q, 페인웨버증권 등으로부터도 투자등급 하향조정 조치를 당했다.
24일 내셔널반도체의 실적 부진으로 7.5%나 급락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5일에도 다시 7.1% 떨어졌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입력시간 2000/10/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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