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도 '우즈天下'
타이거 우즈가 결국 시즌 10승과 시즌상금 1,000만달러 돌파라는 대 기록을 세우는데 실패했다.
시즌 마지막 공식대회인 월드챔피언십 시리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13일(한국시간) 끝난 이 대회에서 우즈는 캐나다 골퍼인 마이크 위어(11언더파 277타)에 4타 뒤진 7언더파 281타로 공동5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그는 올시즌 20개 투어에 나서 무려 9승을 일궈냈으며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918만8,321달러의 '엄청난'상금을 벌어 세계 제1의 골퍼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시즌에도 올해의 선수는 물론 각종 기관에서 주는 스포츠 선수상은 대부분 우즈 차지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즈는 아멕스 챔피언십을 끝으로 미국PGA 상금랭킹에 집계되는 공식대회를 모두 마쳤지만 16일 태국에서 개막되는 조니워커 클래식을 비롯한 각종 이벤트에 참가해 '팬 서비스도 하고 사이드 머니도 챙기는 실속 투어'를 할 예정이다. 올시즌 우즈의 기록을 간단히 정리한다.
▣우승=우즈는 US오픈부터 브리티시오픈, 미국PGA선수권 등 4대 메이저 대회중 3개를 잇따라 휩쓸었다. 내년도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까지 우승할 경우 사상 초유의 4대 메이저 연속 우승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이외에 시즌 첫 대회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 AT&T 페블비치 프로암, 베이힐 초청경기, 메모리얼 토너먼트, NEC 초청경기, 벨 캐나디언 오픈 등 6승을 보태 모두 9승을 올렸다. 우즈의 9승은 무엇보다 단 20개 대회에 출전해 거둔 승수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고있다.
▣상금=메이저 대회 우승상금만 모두 245만9,150달러이며 합계 918만8,321달러로 지난해 자신이 수립했던 단일시즌 최다상금기록(661만 달러)을 쉽게 뛰어넘었다.
올시즌 상금까지 모두 합치면 지난 96년 가을 프로로 전향한 타이거 우즈가 프로생활 4년여동안 벌어들인 상금 총액은 무려 2,050만3,450달러에 달한다.
▣평균타수=우즈가 올시즌 출전한 20개 공식대회에서 76라운드(1,368홀)를 플레이 하는 동안 기록한 총 스윙(퍼팅포함) 수는 5,181번. 라운드 당 평균 68.17타로 지난 45년 바이런 넬슨이 세운 종전 사상 최소타 기록(68.33타)을 55년 만에 깨뜨렸다.
코스마다 난이도가 틀린 점을 고려하기 위해 미국PGA투어가 90년대 들면서 도입한 조정타수면에서 봐도 우즈는 최고다. 우즈의 조정타수는 67.79타로 사상 처음으로 68타 벽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우즈는 실제타수, 조정타수에서 모두 최고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파5홀 버디 확률=우즈의 장타력은 이미 수없이 입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파5홀 버디 확률 55.5%를 기록, 다시 한번 그의 장타력이 증명됐다.
파5홀에만 나서면 2번에 1번 이상은 무조건 버디를 잡는다는 말이다. 올해 기록은 지난해 우즈 자신이 수립했던 역대1위 기록(54.8%)을 넘어선 것이다. 76라운드동안 우즈가 기록한 버디는 모두 374개로 라운드당 평균 4.92개에 달한다.
이 수치는 '라운드당 역대 최다 버디'기록이다.
■아멕스 챔피언십 최종
이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만 보면 우즈는 운이 없었다.
특히 스페인 발데라마GC 17번홀과의 악연이 끈질기게 우즈를 괴롭혔다. 파5의 17번홀은 워터 해저드가 그린을 둘러싸고 있으며 그린 경사가 물쪽으로 내리막이라 백스핀이 강한 선수들이 조금만 방심하면 여지없이 볼이 물속으로 사라지는 곳이다.
지난해 우즈는 마지막라운드 이 홀에서 볼이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연장접전까지 치른 끝에야 우승할 수 있었다. 올해는 1,2라운드에서 같은 일을 당해 일찌감치 '액땜'을 하는듯 했으나 마지막 날 불운이 다시 한번 우즈를 덮쳤다.
대회 최종일인 13일 우즈는 16번홀까지 위어를 2타차로 바짝 추격했다. 17번홀에서 전날처럼 버디를 잡는다면 시즌 10승 기록의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17번홀은 우즈를 그냥 두지 않았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우즈는 드라이버 티 샷을 숲에 넣었고 숲에서 2타를 쳤다. 4번째 샷만에 그린을 노렸지만 다시 볼은 해저드행. 결국 우즈는 이번 대회 나흘동안 3일이나 17번홀에서 물속에 볼을 넣으며 시즌 10승의 꿈을 접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입력시간 2000/11/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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