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위험 관리' 발벗고 나섰다

주식·파생상품 비중 줄이고 주택담보대출 요건도 엄격 적용
국공채 비중 확대등 포트폴리오 조정


보험사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주택담보대출에 신중을 기하는 등 위험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험사들은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요건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위험관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는 무리한 선수금환급보증(RG)보험 및 대규모 주식투자 손실로 이익이 격감하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등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주식과 파생상품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 편입 비중을 늘리는 등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대거 조정하고 있다. 실제 생보사들의 지난 2008년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기간 중 위험가중자산비율은 36.4%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38.1%보다 1.7%포인트 감소했다. 위험가중자산비율은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총자산 중 위험가중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 수치가 높으면 보험사들의 자산이 위험에 노출돼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생보사들의 위험가중자산비율은 2008년 1ㆍ4분기 말 38.6%에서 2ㆍ4분기 말 37.9%, 3ㆍ4분기 말 36.5%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위험가중자산비율이 2007년 41.2%에서 2008년 37.1%로 낮아진 것을 비롯해 대한ㆍ교보 등 생보업계 '빅3'의 2008년 위험가중자산비율은 37.0%로 이전보다 1.34%포인트 하락했다. 중소 생보사의 경우 하나HSBC가 38.5%에서 33.5%로 5.0%포인트 감소했고 동양생명이 58.0%에서 55.8%로 2.2%포인트, 미래에셋생명이 49.4%에서 43.8%로 5.6%포인트, 금호생명이 70.9%에서 66.0%로 4.9%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의 평균 위험가중자산비율은 17.2%로 국내 생보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알리안츠생명ㆍING생명ㆍ메트라이프ㆍ푸르덴셜생명ㆍAIAㆍ뉴욕생명 등은 위험가중자산비율이 20.0%를 밑돌았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보사들이 주식과 파생상품 투자 비중을 현저하게 줄이면서 위험가중자산비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외국계 보험사에 비해 여전히 위험가중자산비율이 높은 만큼 위험자산을 줄여 재무안전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주택담보대출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은행권에 대한 수도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60%에서 50%로 하향 조정되면서 일부에서 보험 등 2금융권으로 대체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주택담보대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LTV는 60%로 은행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별로 엄격한 대출조건을 적용해 대출규모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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