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라이벌戰 재점화

CJ, 해찬들·하선정식품 잇단 M&A…대상, 두산 종가집 인수 "한판승부"




대상이 두산 ‘종가집’을 전격 인수함에 따라 영원한 맞수 CJ와 대상이 신선식품 시장에서 다시 한번 제대로 맞붙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30여년간 숙명의 라이벌 전쟁을 펼쳐왔던 CJ와 대상은 식품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신선식품 사업에서 얼마나 내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화를 진척시키느냐에 따라 최후의 승자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0년대말 ‘미원’ 대 ‘미풍’이라는 조미료로 시작된 제일제당(현 CJ)과 대상의 판매경쟁은 이후 식초, 건강식품, 식용유 등 상온 유통 식품 시장에서 사사건건 대결해왔다. 올들어 CJ가 잇단 M&A를 성사시키고 신선식품에서 성장엔진을 찾겠다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대상은 라이벌 구도에서 뒤쳐지는 듯했다. CJ는 두부 공장 완공을 계기로 신선식품 시장에서 오는 2013년 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CJ는 또 장류 전문기업인 해찬들도 최종 인수했으며 최근 하선정종합식품을 인수, 김치와 젓갈류의 라인을 갖췄다. 그러자 이에 뒤질세라 대상도 종가집을 인수, 소비자 선호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냉장유통 신선식품 시장에서 양사는 또 다시 한판승부에 돌입하게 됐다. 더욱이 이들 라이벌 업체는 장류, 김치 등 전통 식품을 확보하게 된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식문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세계화 전략에서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치 시장에서는 일단 대상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1,800억원대의 국내 포장용 김치 시장에서 종가집 김치는 62%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리딩 브랜드이며 지난해 1,0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상은 아직도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먹는 소비자가 85%에 이르는데다 일본, 중국, 미주 지역에서도 수요가 증가추세여서 포장김치의 성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CJ는 전체 포장김치 시장에서 ‘햇김치’의 점유율이 5%에 그치고 있지만 하선정식품 인수가 마무리 되는대로 김치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2,300억원으로 예상되는 포장두부 시장에서는 선제 투자를 마무리한 CJ가 압도적인 우위에 놓여있다. CJ는 그동안 OEM생산으로 공급 물량이 달려 8.7%에 그쳤던 ‘백설 행복한콩’ 두부 시장점유율이 진천 두부 공장이 준공된 9월에는 13.9%(링크아즈텍 조사)까지 올랐으며 연말에는 20%까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산의 종가집 두부는 아직까지 시장점유율이 10%에 못 미치고 있으나 대상의 인수 이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5,000억원 규모의 장류 시장은 양사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혼전이 예상된다. 청정원 순창고추장, 된장, 쌈장 등을 출시해온 대상은 지난해 장류 부문 매출이 1,800억원 정도이며 CJ 해찬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AC닐슨의 올 8~9월 자료에 따르면 된장은 해찬들 42.2%, 대상 32.3%, 고추장은 대상 47.0%, 해찬들 42.7%, 쌈장은 해찬들 40.9%, 대상 40%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