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국경제] "브라질 다음은 중국" 불안 고조

「브라질 다음 차례는 중국인가」동남아와 한국·러시아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한 경제위기가 브라질을 거쳐 중국에서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전 세계가「중국 공포」에 휩싸였다. 중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들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 중국의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위기가 심화되어 세계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침제에 빠지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경제권마저 회복 불능의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아시아 주가는 중국 경제의 침체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요동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중국 경제상황과 정부의 조치, 위기확산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불안한 심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이같은 우려는 각종 위기 징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저나오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중국이 자랑하던 경제지표들은 매년 악화되고 있다. 고성장세를 지속하던 경제성장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고 중국 성장의 기반인 수출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96년만해도 9.6%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이 매년 하락, 97년 8.8%, 98년 7.8%로 줄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줄은 7.0% 성장이 목표다. 두자리 성장세를 유지하던 수출도 한자리 성장세로 뚝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연초부터 광둥·다롄 투자신탁공사 등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금융위기가 증폭되고 있고, 실업자 증가에 따른 사회불안도 야기되고 있다. 금융위기는 특히 동남아와 브라질 등 경제파탄을 겪는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들이다. 따라서 중국이 동남아·브라질·러시아같은 운명에 봉착할지도 모른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브라질 다음으로 경제위기의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중국을 뽑았다. 또 그동안 『중국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변해 온 중국의 관변 언론매체들과 당국자들도 위기 가능성을 시인하기 시작했다. 중국 관변언론의 이같은 보도는 예전에 없던 일로 그만큼 중국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는 금융불안은 지방정부의 외화조달 창구인 투자신탁공사의 총체적 부실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미 예견돼 온 것이었다. 국영 금융기관들은 구체적인 사업타당성 검토도 없이 부실투성이의 국영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 동반 부실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부실채권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었고 4대 상업은행중 중국은행을 제외한 3대은행이 사실상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다는 외신보도까지 나왔다. 또 이같은 나쁜 소식은 외국은행들의 대출기피 및 대출금 조기회수로 이어지면서 외환경색 조짐으로 나타나고 이는 중국금융기관및 기업들의 부실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고있다. 최근 외국 금융기관들이 중국에 대출했던 자금을 조기회수한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부실→채무 불이행→외국의 대출기피 및 자금회수→금융기관및 기업의 부실심화와 파산→채무불이행 확산 등의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것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외국은행과 기업들의 피해도 도미노식으로 확산된다. 물론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은 적지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위안화 절하다. 중국이 경제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위안화를 절하할 경우 아시아 통화의 경쟁적 절하로 이어지면서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올 수있다. 중국의 금융 및 경제위기가 실제보다 너무 과장됐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현재 상황이 어렵기는 하나 브라질 등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설은 설득력을 잃는다. 지난해말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1,450억달러로, 홍콩 보유분 960억달러를 합치면 일본(2,280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다. 또 외환시장의 경우 투기자본인 헤지 펀드 등이 발을 붙이기 어려울 만큼 폐쇄적이고, 신탁투자공사의 도산이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기 도래 가능성을 운운하는 것은 너무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위안화의 절하 우려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인플레 유발 등 득(得)보다는 실이 더 많은 상황에서 모험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절체 절명의 위기는 아니더라도 심상치않는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게 분명하다. 이 위기가 심화될 경우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를 강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계속 요주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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