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총성없는 '유통경쟁'

전세계 14개국 할인점… 920개 치열한 경쟁벌여

이번 싼린점 오픈으로 이마트는 상하이에만 5개 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연말까지 쏭장(松江)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며, 내년까지 상하이에 10여개 점포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상하이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상하이가 '중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자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불릴 만큼 중국 경제의 심장부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3배 가까운 920개 이상의 점포가 영업중인 세계 할인점 시장의 각축장으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2,000만명 인구의 상하이에는 중국, 한국, 미국, 프랑스, 대만 등 14개 국가를 대표하는 할인점 122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유통 격전지로 꼽힌다. 이는 인구 9만명당 할인점 1개꼴로, 25만명당 1개꼴인 서울과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경쟁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010년 예정된 세계 엑스포를 겨냥한 도시 발전속도는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무섭게 내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마트는 상하이를 중국 화동지역 유통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는 동시에 나아가 중국 시장 공략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험 무대로 보고 '상하이 베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하이에는 점포 규모나 점포당 매출액이 중국에서 가장 큰 까르푸가 9개 매장을 운영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태국, 대만 및 중국 업체들이 규모가 작은 1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세계 1위인 미국의 월마트는 중국 정부의 견제로 상하이에는 1개 매장만이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상하이 유통 시장을 놓고 외국계 할인점 중에서는 사실상 까르푸와 출점 경쟁은 물론 '한국식 할인점' 대 '프랑스식 할인점'이라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 셈이다. 중국 이마트 상하이법인의 정민호(鄭珉虎) 총경리는 "이마트의 저렴한 가격과 고급스러운 매장은 상하이에서 '아시아식 할인점'이라고 불리며 서구식 창고형 할인점의 유일한 경쟁 할인점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지속적인 점포 출점을 통해 상하이 전역에 고르게 점포망을 확보하게 되면 조만간 까르푸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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