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엔 환율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엔화 대출자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엔화대출 이용자의 95.7%가 중소기업이어서 자칫 '제2의 키코(KIKO)' 사태가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지난 20일 외환시장에서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장중 1,600원선을 넘어서면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007년 말 100엔당 835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2배로 급등한 것이다. 엔화대출 평균금리도 지난해 말 6.06%로 1년 만에(2007년 말 3.32%) 2배 가까이 뛰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엔화대출 이용자의 95.7%가 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으로 원ㆍ엔 환율이 상승할 경우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당수는 100엔당 800원대 초반이던 2~3년 전 엔화대출을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엔화대출 잔액은 1조4,890억엔으로 전년 대비 15.2% 늘어났다.
엔화 강세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일부 청산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통화로 인식되는 엔화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부분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는데다 재정환율로 원화 약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올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