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함과 친화력ㆍ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영업ㆍ마케팅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접대위주의 영업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분야일수록 여성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체성분 분석기를 생산하는 코스닥 등록업체 바이오스페이스는 39명의 영업사원 중 여성이 22명이나 된다. 7명의 본사 영업팀장 중 4명이 여성이고 이들이 이끄는 팀은 실적 면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주요 고객은 가정의학과ㆍ비만클리닉ㆍ내과ㆍ산부인과ㆍ정형외과 의사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의료기기 영업은 금녀(禁女)의 지대로 여겨져 왔지만 체성분 분석기라는 품목 특성상 식품영양학과 등을 졸업한 여성이 영업팀ㆍ고객관리팀ㆍ임상학술팀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 줄자 등을 생산하는 코스닥 등록업체 코메론은 유럽ㆍ아시아지역 영업팀장과 디자인팀장을 여성이 맡고 있다. 줄자의 70%를 수출하는 이 업체 관계자는 "여성들의 경우 접대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특유의 섬세함.치밀함으로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 해외영업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무환경과 보수가 좋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영업ㆍ마케팅 분야도 여성들의 비중이 높은 분야다.
한국화이자제약이 최근 영업직에 배치한 66명의 신입사원 중 54명(82%)이 여성이다. 의약품의 기획ㆍ생산ㆍ판매 등을 실무적으로 총괄해 ‘마케팅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PM(Product Manager) 분야서도 약사ㆍ영업직 출신 여성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화이자제약 등 상당 수 다국적 제약사 PM의 50% 이상이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남녀평등을 내세우는 회사 분위기와 깔끔한 일처리, 접대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 유아를 가진 주부 사원을 위한 모성보호장치 등이 여성인력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최근 고급 여성인력에게 취업문을 활짝 열어 놓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결혼 후에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