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은 사방에 흩뿌리면 거름돼"

권태신 차관, 국제협력 정책토론회 기조연설

"재물은 똥거름과 같아서 한 곳에 모아두면 악취가 나 견딜 수 없고 골고루 사방에 흩뿌리면 거름이 되는 법이다" 권태신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국제개발협력 정채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12대에 걸쳐 300년 간 부를 유지했던 경주 최부자가문이 늘 가슴에 새겼다는 격언을 인용, 공적개발원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차관은 "우리나라가 세계 10권 교역국으로 발돋움한데는 우리 국민의 노력도있었지만 다른 선진국들의 개발협력차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제 우리나라는국제사회로부터 받았던 도음을 갚아야 할 때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의 이웃인 개발도상국이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갖추도록 하는 일은 결국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직결되는 일"이라고말했다. 그는 "많은 선진국들은 공적개발원조로 자국의 실리를 추구하고 있고 중국, 인도 등 신흥 거대국도 경제적 이익 확보와 주변 개도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공적개발원조로 퍼붓고 있다"면서 "돈을 쓰는데 있어서도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공적개발원조는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과 지원이 가장 필요하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 입장에서도 국내 빈곤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하고 고령화사회에대비한 투자도 필요하며 북한과 경제협력을 위해 필요한 잠재적 재정수요도 무시할수 없기 때문에 2009년까지 공적개발원조를 계획대로 국민 총소득의 0.1%로 확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공적개발원조의 효율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기업과 시민단체의 협조와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면서 "기업과 정부, 시민단체가 긴밀한 파트너십을 형성해 책임의식을 갖고 최선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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