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조 에너지저장 시장 잡아라

"글로벌 블루오션" 민관 손잡고 7,000억 투자… 탄소섬유 복합재료 등도 집중육성
정부 창조경제 협의회 열어


야간에 남아도는 전력을 저장한 뒤 주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2년에만 11조원이다. ESS 산업 규모는 2020년 4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뛰어난 전력생산기술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ESS 산업에서는 여전히 뒤져 있다. 전력생산을 위해 거의 100% 연료를 수입하는 국가인데도 ESS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지지부진했던 탓이다.

정부가 민간과 손을 잡고 ESS 산업 추격에 나선다. 정부는 26일 서울 광화문 드림엔터에서 '창조경제 민관협의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미래성장동력 분야 플래그십(주력)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ESS 산업은 물론 탄소섬유 복합재료, 비만·건강관리서비스 등이 우선 육성 대상으로 꼽혔다.

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ESS 분야에 7,125억원(전체 94.2%)을 투자해 △전력 주파수 조정용 △수요 반응 및 비상발전용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한국전력 주도하에 민간 기업이 오는 2017년까지 총 6,250억원을 투자해 500㎿ 용량의 주파수 조정용 ESS를 설치할 예정이다. ㈜효성은 ESS 전력을 수요가 많을 때나 비상시 활용할 수 있도록 실증 사업을 실시하고 SK D&D 주도로 민간 컨소시엄을 구성, 2016년까지 870억원을 투자해 제주도 서귀포시에 풍력발전소와 ESS를 설치한다. 이를 통해 연간 3,000억원의 비용 절감과 신규 고용 창출, 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 확산 등을 꾀할 방침이다.

탄소섬유 복합재료 프로젝트는 철을 대체할 고강도 초경량 소재인 탄소섬유를 활용해 △자동차 구조재 △택시·버스용 천연가스(CNG) 압력용기 △항공기 부품 등을 개발하는 것으로 433억원이 투입된다. 수입에 의존하는 탄소섬유 복합재료·응용제품의 국산화를 앞당기고 자동차·항공우주 등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프로젝트의 목표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는 일본(45%)과 미국(25%)이 세계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중국(11%), 대만(8.4%), 독일(7.2%)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우리나라는 3.4%로 한참 처졌다.

비만·건강관리 서비스 분야에는 2억9,000만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300여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연동된 '웰니스케어 기기'로 신체 상태를 측정한 뒤 병원 진료 등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창조경제 프로젝트의 하나로 '창의상품 유통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창의상품이란 디자인과 기능을 혁신해 편의성을 높인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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