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지구 상가 공급과잉 주의보

작년말부터 1000개 쏟아져… 밀집도·가격 체크후 투자를
경쟁 치열 수익성 하락 우려도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 상가 공급이 몰리면서 상가시설 비율, 분양가 등을 신중히 비교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정지구 내 한 오피스텔 1층에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몰려 있다. /신희철기자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일대가 상가 분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지금까지 이 일대에서 쏟아져 나온 상가 점포만도 1,000개가 넘을 정도다. 이처럼 분양물량이 몰리면서 입지와 점포 구성에 따라 상권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투자자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23일 상가뉴스레이다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문정지구 일대에서는 모두 7곳, 1,009개의 점포가 분양되고 있다. 대부분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집중적으로 공급된 물량으로 이미 분양을 마친 송파푸르지오시티 상가점포 50개, 송파한화오벨리스크 상가점포 37개를 합하면 총 점포물량은 1,100개에 달한다. 여기에 1-1블록, 1-2블록, 7블록, 송파파크하비오푸르지오 등에서도 추가 점포공급이 예정돼 있어 일각에서는 과잉공급 우려도 제기된다.

◇특정 블록 쏠림현상 주의=전문가들은 전체적인 공급물량 못지않게 문정지구 내 블록별 상가밀집도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가의 핵심 배후 수요인 업무시설 규모에 비해 상가 공급량이 많을 경우 그만큼 상권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곧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정지구 2블록의 경우 전체 시설 중 판매·근린생활시설 면적이 22.9%를 차지한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6블록은 근린생활시설 면적 비율이 11.8%로 절반에 불과하다. 단순 상가면적 비율로만 보면 2블록의 상가밀집도가 2배나 높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상가시설 비율만으로 향후 수익성을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며 "2블록은 6블록에 비해 상가점포 숫자가 80개가량 많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문정지구 특수성도 고려 대상=분양가가 합리적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현재 문정지구에서 분양 중인 상가의 1층 기준 3.3㎡당 평균 분양가는 최저 2,450만원에서 최고 4,500만원이지만 대부분 3,000만원 중반을 훌쩍 넘는다. 준강남권이라는 입지와 인근 위례신도시 조성, 가락시장 현대화 등 각종 개발호재가 반영된 가격이지만 저렴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개발예정지구나 택지지구 내 상가는 초기 수익률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감당하고 원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정지구의 경우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가 주를 이뤄 로드형 상권보다는 지식산업센터 내 개별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서울지하철 8호선 문정역을 오고 가며 거치는 일부 상가의 경우 유동인구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지만 상당수의 점포는 지식산업센터 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수요로 한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의 성공 여부는 상층부에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입주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판교·광교·상암 테크노밸리 등 유사지역이 많은 상황에서 문정지구 내 기업 입주가 조기에 완료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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