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反美감정 가라앉히기'경제개발·외환위기때 도움 남북관계에 우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반미(反美) 감정이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며 사회 일각의 반미 분위기 확산에 우려를 표명한데 이어 청와대가 2일에도 사회 일각의 반미 분위기 가라앉히기에 관심을 쏟고있다.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돌발적인 반미 구호는 6.25 전쟁 극복, 경제 도약, 외환위기 과정에서 미국과 미군의 지원을 외면하는것』이라며 『반미와 비미(批美)는 구별돼야 한다』고 말했다.
朴대변인은 특히 『미국은 경제개발 단계에서 30년간 시장의 문호를 개방해줘 섬유나 신발 등 경공업이 일어서는 계기가 됐으며 98년 외환위기 때도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며 『우리 경제의 30~40%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남북관계, 국제문제 등에서도 절대적 우군』이라며 미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朴대변인은 이어 『과거 필리핀의 수빅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에서 미군이 철수한 뒤 필리핀이 경제·외교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다』고 예를 들면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 순수한 동기에 의한 것인지 잘 워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朴대변인이 한·미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모두 일각의 반미 분위기가 자칫 이날부터 열리는 SOFA 개정협상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의 화해·협력 분위기에 편승해 사회일각에서 주한미군 철수 등 반미 구호가 나오고 있는 것은 극히 위험하고 즉흥적인 발상』이라며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큰 틀에서 미국과 미군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번 SOFA 협상에서 주한미군 범죄와 관련, 형사재판관할권 문제와 범죄인 인도시기 문제, 환경·노무 분야 등에 대해 우리가 주장할 것은 모두 제시하고 최대한 관철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인선기자HIS@SED.CO.KR
입력시간 2000/08/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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