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관료가 정부산하 법인의 고위직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관행이 일본에서 설 땅을 잃게 될 전망이다. 이는 안이한 낙하산 인사로 인해 공공부문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비판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 달부터 정부산하 법인의 임원급 이상 고위직 중 퇴직 관료의 비율을 50% 이하로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들 법인에 대한 인사는 먼저 해당 법인과 소관 부서에서 협의하되 퇴직관료의 숫자가 민간출신, 내부 등용자 등을 넘지 않도록 내각 인사검토위원회에서 조정된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정부 및 산하기관 구조개혁을 위해 일본판 낙하산 인사 관행인 `야마쿠다리(天下)`를 없애야 한다고 천명한 데 이어 나온 것. 그는 지난 8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 출석해 “사무차관(차관급)이 자동적으로 자기 부서 관할의 법인에 재취업하는 것이 허용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못박았다.
일본은 현재 9개 정부관련 금융기관 수장 중 관료 출신이 8명이나 될 정도로 낙하산 인사 관행이 만연해 있다. 지난해 퇴직한 공직자 1,128명 중 공익 및 특수법인, 독립행정법인 등으로 나간 관료는 478명(45%)에 이른다.
<김병기기자 bk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