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스통 자체 결함 추정”
서울시가 지난 9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발생한 천연가스(CNG) 시내버스 폭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달 말까지 천연가스 시내버스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10일 서울시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및 버스공제조합과 합동으로 천연가스 시내버스의 연료통 불량 및 가스누출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이상이 발견된 차량은 즉시 운행을 중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에는 7,558대의 시내버스가 운행중이며 이 가운데 천연가스 버스는 95.5%인 7,234대에 이른다.
시는 천연가스 시내버스에 대한 점검을 마친 뒤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청소차량 등으로 안전점검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예 천연가스 시내버스의 가스통 안전점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건물에 고정 부착된 모든 CNG, LPG 등 기체 연료통은 3∼5년에 한번씩 정밀검사를 하도록 돼 있으나 천연가스 시내버스의 법 규정 미비로 교통안전공단의 간단한 가스 누출검사만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최근 도입된 저상버스와 달리 이번 사고 차량을 포함한 대부분의 CNG버스가 연료통을 차량 하단에 장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CNG는 비중이 공기보다 작아 연료통의 균열을 통해 새어나가도 공기중으로 빨리 확산돼 사고 위험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정동수 박사는 "지금까지 시민들은 달리는 시한폭탄을 타고 다닌 것이나 마찬가지다.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천연가스 시내버스는 현재 전국적으로 전체 버스의 70% 가량인 2만1300대정도가 운행중이며,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천연가스 시내버스 보급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폭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가스통 자체 결함으로 인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 연료통 자체가 터지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불꽃이나 불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스파크에 의한 폭발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폭발한 가스통은 2000년 제조된 이탈리아제로 수명 연한은 2015년이다.
그는 "폭발한 가스통 연결 부위에도 문제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연료통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경찰은 이날 장안동 차량 정비창에서 사고 버스에 대한 정밀 감식을 벌였다. 감식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가스안전공사, 서울시 관계자 등 차량과 가스 전문가가 대거 참여했다.
경찰은 또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정차하려고 서행하는 도중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운전기사 송모(53)씨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당시 송씨의 운전 상황 등도 조사하고 있으며, 사고로 부상한 피해자 17명과 버스가 소속된 D교통 회사 직원들에 대한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