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인수자금)은 충분합니다. 최근 주가가 오른 덕분에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고, 계열사들의 실적도 좋아 자금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3주기 추모를 위해 북한 금강산관광지구를 찾은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계획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5일 외금강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현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소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지분 매입 비용은 미미했다”며 일축했다. “취임 후 지난 3년간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으나 이제는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현 회장은 그동안 내우외환 속에서 언론과의 공식만남을 피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북측의 미사일발사 여파로 다시 불거진 대북사업 갈등에 대해서도 현 회장은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으며, 개성관광사업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고 정몽헌 회장 때부터 현대그룹이 하는 것으로 알고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 사업파트너인 북한에 대해 돈독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현 회장은 회견에서 선대 회장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몰아부치기 식의 ‘불도저 경영’은 지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여성적 감성이 크게 좌우하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밝혀 자신만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날 기자와 만난 전인백 현대그룹 총괄기획본부 사장은 “아직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경영권 갈등문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는 경영에 안정감을 찾고 있다”며 “그동안 조용히 치렀던 정 회장의 추모식을 이번에 성대하게 치른 것도 현 회장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