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재탕'에 예산조차 파악 안돼 실효성 의문

실효성도 부족하고 일부에 혜택 집중

정부가 10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극복하기 위해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1~2015) 시안’을 내놓았지만 이전에 나왔거나 검토되던 것들이 ‘재탕’되는 수준이 대부분이고 구체적인 소요예산 조차 파악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효성 없는 대책에 불만 폭주= 육아휴직 급여가 월 50만원 정액에서 휴직 전 임금의 40%로 지급되는 정률제로 바뀐 것을 두고 정부가 최근 내세우는 ‘공정사회’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한 네티즌은 “임금이 많을수록 더 많이 받는 건데 가진 자만 특혜를 받는 거냐”며 “월 100만원 받으려면 대기업 차장, 부장이나 가능하고 그렇다 해도 그 나이에 애를 낳을 수도 없으니 말도 안되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육아휴직 제도가 있어도 쓰지 못하는 직장 분위기를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이후 출생하는 둘째 자녀에게 고교 수업료를 지원하기로 한 정책에 대해서도 복지부 게시판에는“15년 후 일을 누가 아냐”“지금 아이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우선”이라며 비판 글이 올라왔다. 사교육비 경감은 공교육 내실화, 입시제도 선진화 등 구태의연한 내용만 늘어놓는 등 사실상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전업주부들의 반발도 거셌다. 자녀 2명을 둔 주부 김모(38)씨는 “똑 같은 국민인데 직장 여성들만 좋아지겠다. 전업주부에겐 사실상 아무런 혜택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셋째자녀 보육료 전액지원, 상근예비역 편입 확대, 농어촌 산부인과 확대 설치,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등도 모두 과거에 발표 또는 검토됐던 내용들로 새로울 게 없다는 평가다. ◇경영계, 정치계도 “문제 많다” 지적=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발표된 대책을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규정하고 기업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내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성명서에서 “시안에 포함된 일부 내용이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수립돼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저출산 문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를 비롯한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 있는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우리나라의 주요 여성고용보호 제도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입법화하고 주요 선진국에서조차 무급인 육아휴직 급여를 대폭 올린 것이나 배우자 출산휴가를 유급으로 전환한 것 등은 기업의 인력운영을 크게 제약하고 고용보험의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상진(한나라당) 의원도 “저출산 92개 과제 중 신규과제는 17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등에서는 대책을 내놓는 시늉만 하는데 복지부에선 저출산·고령사회문제를 대통령 직속으로 해달라는 건의조차 없다”며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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