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환자, 비만ㆍ과체중 많다

바람만 스쳐도 심한 통증을 느끼는 `통풍`에 대한 국내 역학조사 결과가 학회에 보고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고은미(류마티스내과)·차훈석 교수팀은 94년 10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병원을 찾은 통풍환자 372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는 30대부터 크게 늘기 시작, 40대에 가장 많았으며 ▲환자 중 비만하거나 과 체중인 사람이 226명(61%)에 이르렀고 ▲성비는 33대1로 남성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자를 남녀별로 살펴보면 남성 361명ㆍ여성 11명으로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사춘기 이후 여성호르몬으로 인해 여성이 남성보다 기본적인 요산 수치가 낮은데다 남성의 경우 술, 고기국물 등 요산치를 높이는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처음 나타나는 시기는 30대(20.4%)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40대에 29%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50대 19%, 60대 13%로 나이가 들수록 점차 줄어들었다. 통풍에 걸렸을 때 자주 발생하는 합병증으로는 고혈압이 153건(35.2%)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만성 신기능저하 76건(17.5%), 고지혈증 61건(14.0%), 허혈성심질환 55건(12.6%), 당뇨합병증 37건(8.5%), 뇌혈관질환 32건(7.4%), 요로계 결석 21건(4.8%) 등으로 통풍환자의 경우 다양한 합병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통풍은 비만, 과체중과의 연관성이 높았는데 체질량지수 30 이상으로 비만에 해당했던 환자는 19명, 25이상 30미만의 과 체중은 207명으로 통풍환자 중 61%가 과 체중이거나 비만이었다. 통풍에 걸린 환자들은 최초 발작시 엄지발가락관절이 가장 많은 184건(55.9%)에서 통증을 호소했으며, 발목관절 55건(16.7%), 발·발등관절 47건(14.3%), 무릎관절 36건(11.0%) 순으로 관절염 증상이 나타났다. 염증 부위가 툭 불거져 나온 통풍의 특징적 증상 중의 하나인 통풍결절(토푸스)은 전체 환자 중 20.4%인 76명에게 발견됐는데 발생부위는 엄지발가락이 가장 많았으며, 팔꿈치ㆍ손가락관절ㆍ무릎관절 순이었다. 결절이 있는 경우 통풍 유병기간이 10.8년으로 결절을 보이지 않는 대조군(4.9년)에 비해 2배 이상 길었다. 그밖에 고요산 혈증의 원인을 알기 위하여 136명을 대상으로 24시간 요중 요산치를 측정한 결과 800 mg/day 이상인 환자가 22명(16%)인데 비해 800 mg/day 미만인 환자는 114명(84%)에 이르렀다. 이는 통풍환자 10명중 8~9명은 몸 안에 요산의 생산은 정상적으로 되지만 배설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것이고, 1~2명은 요산합성 자체가 몸 안에서 많이 일어나 통풍이 발생한다는 증거이다. 차훈석 교수는 "통풍은 과거 선진국 병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제는 국내에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만성신기능저하, 과체중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종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풍이란 보통 통풍은 관절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 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생기는 요산에 의해 발생하는 관절염의 일종이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월등히 많으며 40~50세 사이에 가장 많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 이후에 급속히 증가한다. 과거에는 부자들이 잘 걸리는 병으로 인식됐는데 그것은 통풍이 비싼 음식과 과음을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밤중 관절에 발생한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는 급성발작의 경험이 있다면 통증을 의심해야 한다. 관절이 벌겋게 붓고 통증이 너무 심해 만질 수도 없으며 이불깃만 스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상당수가 일주일 정도 지나면 통증이 사라진다. 만일 이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급성발작이 점점 잦아지고 급기야 관절을 망가뜨릴 수 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 통풍에 안 좋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수술ㆍ급성질병ㆍ관절손상ㆍ항암치료를 할 때 나타날 수 있다. 통풍이 생기고 수년이 지나면 요산이 관절이나 그 주변에 많이 쌓이며 피부 밑에 덩어리를 만드는 통풍 결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관절주변이나 팔꿈치 주변, 손가락, 발가락, 귓바퀴 등에 잘 나타난다. 보통 요산은 우리 몸의 세포가 죽으면 나오는 퓨린이라는 물질에서 만들어지며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너무 많아 관절이나 여러 조직에 요산이 결정형태로 쌓이면서 관절의 활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발생과정을 거친다. 이 병은 엄지발가락이 관절에 침범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무릎, 발목, 발등, 손, 손목, 팔꿈치 등에 많다. 진단은 관절액을 주사기로 뽑아내 현미경으로 바늘 모양의 요산염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증상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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