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3월 23일] 공장부지 문제, 기업의견 존중을

인천에서는 지금 제조업 이탈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구가 밀집되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조업 비중의 축소는 도시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인천도 산업화 시대에 무질서하게 조성된 공장 부지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대체산업이 미처 형성되기도 전에 제조업이 너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이 기업들이 떠나고 제조업이 빠르게 붕괴되는 이유이면서 인천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한 사안은 공장부지 문제다. 기업들은 저렴한 공장부지를 원한다. 조사에 따르면 지금 지역 기업들이 원하는 공장부지 가격은 100만원 이하다. 그러나 지역에서 공급되는 부지 중 싼 것은 최근 개발, 공급하는 검단산업단지로 200만원을 넘고 그밖의 기존 공장부지는 400만원을 훨씬 넘어 우리 기업들이 갈 곳이 없다. 아울러 공장부지가 조기에 공급돼야 한다. 검단신도시는 올해부터 본격적 보상이 실시되고 있고 그밖의 도시개발 지역도 앞으로 1~3년 안에 이전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공장부지 공급계획은 검단일반산업단지가 현재 제한적으로 분양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계획만 있고 언제 공급될지 막연한 실정이다. 물론 이들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킬 방안을 찾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본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면 쉽게 답을 찾을 수도 있다. 현재 기업인들이 요구하는 저렴한 공장부지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인천시의 공장부지 공급계획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강화산업단지와 검단산업단지 3단계 개발지역인 오류지역을 우선적으로 개발, 조기 공급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이 검단산업단지 1, 2단계 조성 후 3단계와 강화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것은 기업인의 요구와 정면 배치된다. 물론 정책 당국으로서도 많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난개발된 지역 재정비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장부지 문제는 도시개발 차원이 아닌 공장부지 수요자인 기업인들의 의견이 먼저 존중돼야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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